그 광고 마케팅은 틀렸다
그 광고 마케팅은 틀렸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11.08 07:05
  • 수정 2019-11-07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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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향수…
여성용임에도 남성 기준 넣어
여성의 욕망 배제

유두·사타구니 미백 광고
여성들에게 ‘완벽함’이라는
코르셋 강요하는 마케팅
한 향수 업체 광고 영상 화면
한 향수 업체 광고 영상 화면
한 향수 업체 광고 영상 화면
한 향수 업체 광고 영상 화면

여성에게 완벽한 몸을 강요하거나 제품 사용 목적이 여성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맞춘 기존 광고 마케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향수 판매 업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자들이 좋아하는 살냄새 향수’, ‘이상하게 야시꾸리해서 남자들이 더 환장한다는 향수’ 등을 홍보 메시지로 사용하고 있다. 한 여성용품 업체는 남녀가 함께 사용해도 좋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제품명은 ‘여성청결티슈’였다. 이에 한 누리꾼은 “요즘 모르는 남자가 집 앞까지 따라오는 뉴스가 많다”며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남자들이 ‘냄새 좋다’, ‘(왠지 여성의 얼굴이) 예쁠 것 같다’고 품평한 이 광고 영상을 보고 과연 여성들이 상품을 살까”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여성용에만 이러한 수식어가 붙냐”며 “남성용 제품 광고에 비해 유독 여성에게 이 같은 프레임이 씌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SNS에서는 한 유명 인플루언서의 제품 홍보 글이 논란돼 사과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홍모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 질 관련 제품을 홍보하며 여성 혐오와 선정적인 의미가 포함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제품은 질염, 화이트닝, 분비물 냄새 제거 싹 다 잡아주고 또 대박인 건 수축까지 도와줘서 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라며 “집 나간 남편이 돌아온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제품”이라고 글을 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질염이 생기면 병원에 가면 된다. 왜 Y존 화이트닝은 여자만 해야 하냐”며 “이 글을 아이들이 볼 거라는 생각은 안 했냐”고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홍씨는 사과 글을 올리며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또한 2016년에는 온라인 화장품 소셜커머스인 미미박스는 미백 기능성 크림 제품 광고에 ‘늑대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유두’, ‘진한 색상 유두 NO’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또한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시커먼 유두, 남자들이 몰래 검은콩이라고 한다’ 등 성희롱적인 말까지 사용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사 측이 공개한 사과문에서는 그릇된 성 인식에 대한 사과가 아닌 페이지 관리의 문제로 축소시켜 일부 고객들은 사이트 탈퇴와 불매로 대응했다.

한 병원의 핑크빛 유두 시술 광고
한 병원의 핑크빛 유두 시술 광고

병원의 시술 광고에도 여성에게 과도한 관리를 요구하는 듯한 홍보 문구들이 많았다. A 병원은 유두 미백 시술 광고에 ‘당신의 유두는 어떤 색깔인가요? 00병원에서 핑크빛 자신감을 되찾으세요’라는 문구를 넣었다. 사타구니나 겨드랑이 미백 시술 광고들도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시술로 해결하라는 식의 멘트를 사용했다.

이에 시술보단 여성에게 ‘완벽함’이라는 코르셋을 강요하는 마케팅이 문제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이편 활동가는 “현재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스트를 선언하고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홍보 문구들은 답습하는 것이며 현안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타구니 미백이나 유두 시술 같은 경우는 특히 여성들에게 타인을 위해 강요되는 시술이라고 했다. 그는 “여성들에게 완벽, 정상이라는 사회적 몸을 만들어놓고 그 기준에 달성하지 못하면 미달된 여성으로 취급하는 분위기 때문에 시술이 판매되고 홍보될 수 있는 것”이라며 “여성의 몸을 작은 부분까지 나눠 치밀하게 통제하는 것 중에 하나가 마케팅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광고 마케팅으로 봤을 때 여성의 욕망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여성이 구매하는 향수임에도 끊임없이 남성의 선택을 구매 기준에 넣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이 사회에서 여성의 욕망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윤김 교수는 “여성의 기준이 남성이 원하는 향기•피부색 등에 맞춰지면 자신의 자부심이나 가치를 매기는 기준도 남성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신체를 착색시키고 미백 용품을 바르는 것은 수치심, 부끄러움이 전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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