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창립된 지 60주년이 되었다. 부침의 세월 동안 한국여성운동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여성운동을 이끌어 왔으며, 여성의 권익신장 및 지위향상에 관한 법과 제도를 구현해 왔다. 60년 여협의 의미있는 여성운동의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60년을 향해 내딛게 될 여성운동의 바람직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2 제33차 ICW 서울총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2012 제33차 ICW 서울총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의 60년 여성운동 가운데 ‘국제여성교류활동’은 여협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여협이 창립되기 전부터 김활란 박사와 여귀옥 회장(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등은 여성의 UN총회라고 일컫는 세계여성단체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Women, ICW)의 지도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여협 창립 전에 한국을 방문한 ICW 부회장인 파슨 여사가 이들에게 한국의 가입을 강력히 권유하자 여협 창립회원들은 여성운동의 국제화와 세계 여성단체들과의 교류 필요성에 공감했고, 각국 여성단체의 협의체가 ICW 회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내 여성단체들을 아우르는 협의체(당시 여협 영문명을 “Korean National Council of Women”로 정함)를 이루어 1959년 12월 26일 여협을 발족하게 되었다. 여협은 정관 초안 제2조에 “세계 여성들과의 제휴”를 여협의 목적으로 명확히 했고, 이듬해 1960년 8월 27일 ICW에 가입했다. 이후 세계 각국 여성단체들로부터 친선관계를 희망하는 문서들이 몰려들었다. 

 

1979년 제22차 ICW 총회 참석 ⓒ한국여성단체협의회
1979년 제22차 ICW 총회 참석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여협은 1963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CW창설 75주년 기념대회에 대표를 파견했고, 창립 때부터 ICW 총회에 매해 참가하는 것뿐 아니라 ICW 총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해 1982년과 2012년 두 차례 서울대회로 개최하기도 했다. ‘UN여성 10년(1975~1985)’기간 중인 1982년 9월 “현 세계 경제위기에서 본 여성과 국가개발전략”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한 제23차 ICW 총회에는 29개 회원국, 4개 NGO, 5개 국제기구 등 총 261명(31개국 참여)의 대표가 참석했다. 이 시기 우리나라가 88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었기에 해외에 우리나라의 사회현실 및 전통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2012년 9월 “여성발전이 전 인류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한 제33차 ICW 총회에는 세계 각국의 여성지도자 1,200여명이 참석해,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인 기후변화, 식량안보, 식수위생, 경제 및 재정위기 등에 대해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대처할 것 등을 포함한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1982 제23차 ICW 서울총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1982 제23차 ICW 서울총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여협은 1975년 UN의 ‘세계여성의 해’선포와 함께 멕시코에서 열린 제1차 세계여성대회(“UN여성 10년”제정 결의)부터 1980년 제2차 코펜하겐 세계여성대회, 1985년 제3차 나이로비 세계여성대회까지 두루 참석, 해당 보고서를 제출하고 멕시코 행동강령 실천을 강조하는 등 국제여성교류활동의 성과물을 얻어냈다. 제3차 대회 10년 후인 1995년 베이징에서 세계여성대회를 다시 열었을 때, 이연숙 여협 회장과 임원 13명(최영희 전회장, 당시 여협의 국제관계위원이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비롯해 28개 여협 회원단체 대표들 112명을 포함한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해 세계여성들과 함께 21세기를 향한 여성발전 계획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베이징행동강령(The Beijing Platform for Action)을 채택했다. 여협은 이 행동강령에 한국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86년 제24차 ICW 총회 참석  ⓒ한국여성단체협의회
1986년 제24차 ICW 총회 참석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그간 여협이 진행해온 국제여성교류활동에는 크게 (1) UN 여성지위위원회(The 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 CSW) 참가 및 UN CSW NGO 워크숍 개최  등 국제여성기구와의 연대강화, (2) 각종 세계여성대회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 또는 우리의 여성정책과 여성운동 홍보를 위한 NGO워크숍 개최, (3) ICW 총회의 유치 및 개최와, 두 번의 ICW 회장 배출(홍숙자 전 회장과 김정숙 전 회장), (4)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대토론회 개최, (5) 세계 여성단체들과의 교류 및 이해 증진을 위한 행사 개최 등이 있다.
 

한편 여협은 매해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대토론회 또는 행사’를 개최해 왔다. 특히 2010년에 여협은 3·8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기념하고 베이징 세계여성대회를 회고하기 위해 “여성! 베이징, 그리고 15년”주제로 기념 대론회를 개최했다. 
 

1976년 제7차 FAWA 서울대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1976년 제7차 FAWA 서울대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2014년 제21차 FAWA 서울대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2014년 제21차 FAWA 서울대회 개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외에도 여협은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연합(Federation of Asia Women’s Association, FAWA) 제7차 총회를 유치해(이숙종 여협 회장이 FAWA회장 시절) 1976년 서울에서 개최했으며, 201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역량강화”주제로 제21차 FAWA 총회를 서울에서 또다시 개최했다(당시 김정숙 여협 회장이 FAWA회장에 선출). 여협은 매해 개최되는 UN CSW에 꾸준히 참석해왔고, 2009년~2012년 동안에는 CSW 참가와 동시에 워크숍을 직접 개최해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여성운동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한편 여협은 1998년 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 지위를 획득했다. 김정숙 여협 전 회장은 ICW회장(2015년~현재)으로서, UN CSW 회의에 계속적으로 참석해 여협 및 ICW 세미나를 개최해오고 있다.
 

국제여성교류활동을 통해 여협은 세계 여성운동과 궤를 같이 하면서 앞서가는 세계 여성정책의 정보를 수용했고, 1984년 한국이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했다. 아울러 여협은 국내외 여성운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대정부 정책제안의 기준을 제시하는 등 우리나라 여성운동과 여성정책을 세계화시켰고,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여성지도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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