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10월 31일, 창립 기념 전국여성대회

최금숙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여성 대표성 강화와 고용평등, 남북평화 통일에서의 여성 역할 확대를 여성단체협의회의 앞으로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여성신문
최금숙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여성 대표성 강화와 고용평등, 남북평화 통일에서의 여성 역할 확대를 여성단체협의회의 앞으로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여성신문

“대통령은 자신을 뽑은 사람 중에 여성이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17%에 불과한 여성 국회의원 비율, 36.7%에 이르는 남녀임금격차 모두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했다. 1959년 대한YWCA연합회와 여성문제연구회 등 8개 여성단체가 중심이 돼 설립된 여협은 한국사회가 시대마다 당면했던 여성문제들에 여성단체들을 결속해 성차별에 맞서 싸웠다. 그동안 여성단체들과 힘을 모아 ‘가족법 개정운동’을 펼쳐 2005년 마침내 호주제를 폐지하는 성과를 냈고 군가산점제 폐지와 양성평등기본법, 여성폭력방지기본법, 남녀고용평등 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을 만들고 정착하는 데도 목소릴 내왔다. 현재 61개 회원단체와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약 500만명에 이르는 여성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제19대 최금숙 회장(69)은 지난 2015년 취임했다. 취임한 이후 통일을 대비한 여성의 역할과 남녀고용평등, 여성 대표성 강화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왔다. 최금숙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을 거쳤다. 특히 최 회장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통일과 여성의 역할이다.  

“북한과 통일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서 2015년 처음 취임했을 때 전국여성대회의 주제를 통일로 했었어요. 여성정책연구원에 있을 때도 통일에 관한 연구를 지원했어요. 통일연구원이 있지만 경제와 사회에 대해서는 연구를 해도 북한의 여성에 대해서, 그리고 통일이 되었을 때의 여성의 삶에 대해서는 깊게 연구하지 않잖아요.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여성이 통일 과정에서 끊임없이 배제된다고 여기고 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시절 양성평등기본법에 제47조, 통일 과정에서 여성이 동등하게 참여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규정은 곧 통일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 연구자들의 진출과 북한의 여성에 대해 연구하는 발받침이 됐다. 내년도 전국여성대회에서 남북여성권리선언을 북측 여성과 함께 하는 것이 목표다. 

“여협은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 성평등정책 간담회에서 성평등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서약을 직접 했었어요. 그 중 세 번째 항목은 임기 중 남녀동수내각 실현을 위해 여성 장·차관 비율을 50%까지 확대 추진한다는 거였어요. 첫 내각 장관은 36%였지만 지금은 어떻죠? 수석들에는 왜 여성이 없죠?”

최 회장은 여협 차원에서 공직선거법 47조 5항 정당 후보자 추천에 대한 개정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여성 30% 할당제가 아닌 50% 동수 할당제로 개정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정치자금법 26조를 개정해 여성후보 30%를 공천하지 못한 정당에는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하는 데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심각한 남녀 임금격차 문제도 여협의 관심사다. 현재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는 36.7%로 OECD 최대 격차를 기록하고 있다. 

“과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지방자치단체는 여성 유권자들의 눈치를 살피는 편이기 때문에 여성을 위한 기관을 세웁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아요. 우리가 원하는 건 대통령 직속 남녀임금격차해소위원회의 설치와 남녀임금격차해소에 관한 법률 제정입니다.”

여협은 1962년부터 매년 전국여성대회를 열고 잇다. 전국 각지 여성 지도자가 한 자리에 모여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여성 과제를 공론화 하고 여성 권익 신장에 기여한 이들에 상을 수여한다. 이번 ‘제54회 전국여성대회’는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60년간을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여성운동 60년을 향한 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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