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수면욕 같은 기본욕구 중 하나인 섹스는 먹고사는 데 문제만 없다면 그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사인 것 같다.

얼마전 모 제약회사에서는‘당신의 인생을 통해 볼 때 섹스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가?’라는 질문으로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조사를 했다. 그런데 그 1위는 놀랍게도 우리나라 ‘대한민국’이었다. 85%가 넘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발표를 보면서 참 놀랐던 기억이 있다. (2위는 이탈리아. 지리적인 위치가 사람들의 성격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이탈리아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다혈질적인 기질 및 식성 또한 닮았다는 사실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섹스가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믿어서인지 우리나라에는 정력제, 최음제라고 일컫는 음식도 많고, 그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나 정력을 북돋우는 음식이 없는 나라가 없고 지난번 아시아학회에서도 ‘호랑이 페니스와 어느 나무 뿌리 둘 중에 어떤 것이 정력제의 효과가 있느냐’는 것이 신문 기사화 되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기사에 의하면 호랑이 페니스는 정력제로서의 아무 기능이 없고, 그 나무 뿌리에는 어느 정도 최음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우리나라의 한 연구에서도 물개나 개 등의 성기가 정력제로서의 약효보다는 기본적인 단백질만을 가진 식품이라는 보고가 있어 사람들을 실망시켰던 기억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구신 등은 아직도 없어 못 먹는 정력제이다. 이러한 동물성 식품들이 정력제로 각광 받는 이유는 나름대로 그 동물들의 왕성한 생식력이나 교미의 횟수, 상대하는 암컷의 수 때문일 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이름을 유지하는 것은 아마도 심리적인 위약효과와 함께 동물성 단백질의 보충효과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한다.

최근에는 또 다른 정력제로 비아그라가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이다. 발기는 전에 말한 바와 같이 성적인 흥분을 받은 뇌가 명령해 음경해면체에 피가 몰려 들어가 음경이 단단해지고 커지는 현상이다. 즉 혈류나 혈압에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이다.

발기가 안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기질적으로 피돌기에 이상이 생기는 심장병이라든지 당뇨병이라든지 호르몬의 이상 같은 문제들과 심리적으로는 자신감의 결여, 지나친 스트레스 등에 의해 발기부전이 일어난다.

간단히 말해 비아그라는 이 피돌기를 돕는 약이다. 그래서 음경에 피가 차도록 도와주는 약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혈압약을 먹는 사람들이나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함부로 먹어서는 안되며, 같은 이유로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발기부전이 된 사람들이 먹어서 효과가 있을 리가 없다. 우리나라에 비아그라에 대한 공포가 있다면 아마도 이런 사람들이 임의로 복용해 일어난 부작용 때문일 것이다. 일시적인 발기부전이나 혹은 요즘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남성들이 비아그라를 정력제로 마구 복용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

정력을 키우고 싶은 남성들에게 조언하자면 정말 센(?) 남자가 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섭생, 휴식을 통해 건강한 몸을 가꾸라는 것이다. 즉 잘 자고, 잘 먹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야말로 정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정력은 바로 건강이다. 그것도 어느 일부분의 건강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전인적인 건강을 말한다. 혈관이 깨끗해 피돌기에 문제가 없고 스트레스조차 여유로 즐기는 남성들은 당연히 정력도 좋고 섹스도 즐겁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상대의 성적 매력에 끌릴 마음의 준비만 되어 있다면 그보다 더한 정력제는 없을 것이다.

지구상의 인구수가 너무 많아 걱정인 지금 인간이 종족보존만을 위해 열심히 섹스 할 필요는 점점 없어질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스킨십과 멋진 섹스를 통해 상대와 사랑을 확인하고 친밀감을 키우며, 근본적인 외로움을 위안 받는 것, 그럼으로 개인의 성적인 복지를 성취하는 것이 섹스의 가장 큰 효능이 되지 않을까?

인터넷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센터 소장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