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없다” 되풀이 여가부… 정책 추진 의지 있나
“권한 없다” 되풀이 여가부… 정책 추진 의지 있나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9.10.23 20:38
  • 수정 2019-10-23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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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앱·
성매매집결지 문제 등
이정옥 장관 방어적 답변에
여야 의원들 한목소리 질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성가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조치권이 없습니다.” “과잉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2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소극적이고 방어적 답변을 되풀이했다. 여가위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이 장관의 불성실한 답변을 질타했다.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할 부처 수장이 오히려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장관은 이날 마산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부지의 29.8%가 기획재정부 소유 국유지여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질의에 “임대 관계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면서도 “이 문제에 조치권이 없다. 주무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책임 회피성 답변에 여 의원은 “너무 소극적인 답변”이라며 “장관이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기재부와 상의해야 한다. 대통령한테 보고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성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와 관련해 성범죄자 알리기 앱이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최근 5년 간 성범죄자 신상정보 알림이 사이트에 13건의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1차적 성범죄자 관리는 경찰청이 하고 등록 책임은 법무부에 있다”며 “여가부는 받은 것을 고지하는 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는 고지만 하고, 대부분의 범죄와 관련된 주무부처는 경찰청과 법무부”라며 “여가부는 이런 성범죄에 대해 직원들이 과잉책임을 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여가부의 모든 일이 협의나 협업을 해서 일어나는 업무 특성을 장관이 인식하라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 장관은 “인식을 하고 있는데 각 부처를 통제할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타 부처와 협의 과정에서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적극성을 띠고 정책적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데 장관이 저런 식으로 답변을 계속하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최종 권한이 여가부에게 없다는 식의 답변은 안 해도 된다”며 “여가부가 최대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은 “장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본질에서 어긋난 답변이 많고, 마치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며 “권한이 제한됐다는 걸 의원들이 알고 있고 확대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데 (장관이) 방어적으로 답변하다보니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는 권한이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하는데 그렇다면 다들 사표를 내야한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

성평등 정책과 가족·청소년 정책의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관련 부처와 협업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 그러나 상당수 ‘권한과 예산이 적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태생적 한계로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가부는 올해 정부 예산 469조6000억원 중 0.2%(1조788억원), 전체 국가직 공무원 16만2530명의 0.2%(313명)가 일하는 ‘미니 부처’다. 그래서 매년 예산안 처리 때마다 예산을 늘리는 것은 여가부의 숙명과도 같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국회 여가위원들도 여가부 예산 만큼은 더 늘리기 위해 한목소리를 낼 때가 많다. 그러나 지난 9월 9일 취임한 뒤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신임 여가부 장관의 답변은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여가위원들 질타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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