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주선 세계걸스카우트 아태친선회 창설자
창립 20주년 맞은 아태친선회
소녀들 활동 지원하는 후원조직
11월 16개국 200여명 각국 리더
기념 행사 참석 위해 방한
‘변주선 리더십 펀드’ 론칭도

변주선 걸스카우트 이사장.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걸스카우트 마스코트 인형 샛별이를 안고 있는 변주선 세계걸스카우트 아태친선회 창설자. 그는 “더 많은 소녀와 여성들이 잠재력을 키워 리더로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다음 달 11일 세계 16개국 200여명의 인사들이 4박5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다. 세계걸스카우트 한국 아태친선회 창립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2019 한국 게더링(gathering)’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20주년을 축하할 예정이다. 세계걸스카우트 아태친선회는 1996년부터 6년간 아태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한 변주선(80, 대림성모병원 변주선 행정원장) 전 의장의 제안으로 1999년 아태위원회 지도자들과 함께 창설한 아태지역 후원 조직이다. 31개국 3000여명의 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변 전 의장은 “아태 지역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이 걸스카우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후원자들의 기금을 모금하기 아태친선회 창설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기금은 소녀들의 국제지도력 훈련, 기반이 없는 지역에서의 걸스카우트 창설, 여성들의 직업훈련 등에 사용돼요. 소녀들에게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겁니다.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의 잠재력을 키워 세계 시민으로서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는데 온 힘을 쏟고 있어요.”

한국 아태친선회는 500여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는 아태친선회 최다 회원 보유국이다. 회원을 모으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는 변 전 의장이다. 그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익 기금을 모으는 일을 60년 가까이 해왔다. 그런 봉사의 첫 시작을 걸스카우트와 함께 했다.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중학교 영어교사를 일 한 변 전 의장은 결혼한 뒤 사회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1971년 걸스카우트 문을 두드렸다. 그는 “교사이다 보니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봉사를 하며 남과 더불어 살고 야영을 체험하며 삶을 스스로 터득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걸스카우트에 매료됐다”고 했다. 이후 세계걸스카우트 아태지역대회 조직위원장,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제18대 총재, 세계걸스카우트 아태지역위원회 의장 등을 맡아 소녀와 젊은 여성를 리더로 육성을 지원하는데 앞장서왔다.

변주선 걸스카우트 이사장이 10일 서대문구 여성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변주선 세계걸스카우트 아태친선회 창설자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는 기금 모금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펀드레이징이 중요하죠. 그런데 일회성 기부를 넘어 아태친선회 회원이 되어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분들은 후원을 하고 행사에 참여하면서 프렌드십(friendship·우정)과 펠로우십(fellowship·동료애)을 오히려 얻어간다고 말하세요. 그분들이 동지애를 느끼고 기부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부의 기쁨을 누리는 동시에 후원자 간 네트워킹을 통해 유대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후원자들을 모으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사람들이 후원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마음을 열어 보세요.” 변 전 의장은 선입견을 내려놓고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면 길이 보인다고 했다. “남녀노소 상관 없이 어떤 사람이든,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합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요. 가깝게 지내다보면 그분들이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제 의견을 구할 때가 있어요. 그때는 성심성의껏 의견을 전달하며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 또한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 때도 있지요. 그렇게 서로 마음을 열고 도움을 주고 받는 인간 관계를 통해 제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고 생각합니다.”

팔순을 맞은 올해 변 전 의장은 한국 게더링 행사에서 ‘변주선 리더십 펀드’를 론칭한다. 이 펀드를 통해 모인 기금인 변 전 의장이 평생 주력해온 아태 지역 여성 리더십 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변 전 의장은 “아직 정식 론칭을 하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펀딩에 참여하고 계신다”며 “이 기금을 씨앗 삼아서 제3국에 재단을 설립해 더 많은 여성들이 잠재력을 키워 리더로 성장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창립 20주년 기념 한국 아태친선회 게더링은 오는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강하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주제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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