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는 마카롱…한국에는 ‘뚱카롱’
프랑스에는 마카롱…한국에는 ‘뚱카롱’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11.01 09:35
  • 수정 2019-11-01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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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카롱‧뚱카롱‧거대 마카롱

한국인, 필링 양 많은 것 선호

일본식 마카롱에
필링 가득 넣어
K마카롱인 뚱카롱 완성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뚱카롱 ⓒ인스타그램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뚱카롱’을 검색하면 41만2천 건 이상의 이미지가 나온다. ⓒ인스타그램 캡처

국내에서 마카롱은 한과로도 불릴 정도로 인기가 있다. 마카롱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프랑스 정통 마카롱의 형태를 벗어나 일명 ‘뚱카롱’으로 진화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 과자인 마카롱은 작고 동그란 모양의 머랭 크러스트(meringue crust) 사이에 잼·가나슈(ganache)·버터크림 등의 필링(filling)을 채워 만든다.

요즘 국내에서는 프랑스 정통 마카롱보다는 일명 ‘뚱카롱’(뚱뚱한 마카롱)이 더 눈에 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뚱카롱’을 검색하면 41만2천 건 이상의 이미지가 나온다. 게시물을 살펴보면 뚱카롱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코크(coque‧마카롱의 과자 부분) 사이에 포개지는 필링을 강조한 형태가 많다. 프랑스 정통 마카롱은 코크 2개와 속을 채운 필링의 비율이 1:1:1이지만 한국의 뚱카롱은 필링의 두께가 상당히 두껍다. 그 밖에도 과일이나 쿠키를 넣는 등 다양한 파생형이 있다.

필링에 과일이 들어간 뚱카롱인 ‘왕조개롱’ ⓒNikujyaga_JUNE 트위터 캡처
필링에 과일이 들어간 뚱카롱인 ‘왕조개롱’ ⓒNikujyaga_JUNE 트위터 캡처

뚱카롱은 국내에서 2016년쯤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SNS와 포털 상에서 ‘뚱뚱한 마카롱’, ‘뚱카롱’을 년도 별로 검색한 결과 2016년부터 게시물이 등장했다. 뚱카롱이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자 뚱카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개인사업주들이 생겨났고 택배로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일명 ‘마카롱 로드’를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으로 직접 원정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들은 특색 있는 마카롱 맛집을 찾아다니며 SNS 상으로 공유했다.

기업들도 뚱카롱의 열기에 합세했다. 작년 5월 디저트 프랜차이즈 마리웨일237은 뚱카롱 6종을 출시해 그해 상반기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빕스도 뚱카롱 3종을 출시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고르드 베이커리의 앙버터마카롱(대왕앙버터마카롱) ⓒ고르드 베이커리 블로그
서울 신촌에 위치한 고르드 베이커리의 앙버터마카롱(대왕앙버터마카롱) ⓒ고르드 베이커리 블로그

뚱카롱이 대중화되면서 오히려 정통 마카롱이 일명 ‘얇카롱’(얇은 마카롱)으로도 불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마카롱의 진화는 뚱카롱을 넘어 정통 마카롱의 2~3배쯤은 돼 보이는 ‘거대 마카롱’까지 번졌다.

뚱카롱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전통 한과’ 격이라는 반응이다. 누리꾼 c***는 “우울할 때 뚱카롱만한 것이 없다”며 “회사 앞에 뚱카롱집 생겼는데 밥 대신 먹을까 봐 무섭다”고 했다. t***도 “빗속을 뚫고 오픈 전부터 웨이팅 하며 뚱카롱을 사왔다”며 “필링 양이 어마어마해서 1년 치 당이 충전되는 기분”이라고 했다.

반면 ‘정통성을 헤친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아이템일 뿐이다’ 등 정통 마카롱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 q***는 “디저트에서 가성비를 찾지 말라”며 “필링이 많으면 느끼하기만 하고 맛도 없다”고 뚱카롱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 o***는 “한 입 씹으면 필링이 옆으로 다 세어 나와 먹기도 불편하다”며 “요즘에는 하도 뚱카롱만 팔아서 평범한 마카롱을 파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뚱카롱이 한국 스타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원영 한국호텔관광실용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계열 교수(디저트‧쇼콜라티에)는 “유행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외국에서 들어왔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면 변형된다”며 “한국 사람들은 필링의 양이 많은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앙금빵 자체도 원래는 앙금의 양이 4~50g 들어갔는데 요즘에는 100g 정도 넣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국내에서는 투박하고 색깔이 강한 프랑스 정통 마카롱 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일본식 마카롱을 선호한다”며 “일본식 마카롱 스타일에 한국은 필링을 가득 넣어 K마카롱인 뚱카롱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웨일237 마케팅 담당자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뚱카롱보다 더 뚱뚱한 마카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담당자 또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크림(필링)을 과하게 넣은 것’이라며 “최근 필링을 더 많이 넣어달라는 소비자의 니즈가 있어 기존의 뚱카롱인 ‘프리미엄’보다 내용을 더 넣은 ‘프리미엄 골드’를 내년에 출시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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