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리모콘] 유튜버 ‘꼰대박’
꼰대 밖에 있는 사람 ‘꼰대박’
온갖 ‘망하는 방법 세가지’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 얻어

박광희 꼰대박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15일 마포구 경의선책거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광희 꼰대박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15일 마포구 경의선책거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잘 사는 법, 잘 되는 법을 알려주는 글과 동영상은 많다. 그러나 매번 같은 이야기를 듣는 듯한 감상에 결국 금세 질려버리기 마련이다. 유튜버 ‘꼰대박’(박광희·62)의 영상들이 주목받은 이유는 그가 ‘망하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광속으로 이혼당하는 세 가지 방법’, ‘자식을 불효자로 만드는 세 가지’, ‘헤어진 여친에게 진상되는 세 가지 방법’ 등 그가 알려주는 것들은 하나같이 망하는 방법들이다. 그가 말하는 ‘광속으로 이혼당하는 세 가지 방법’은 집에서는 몸을 아끼고 최대한 편히 쉬어라, 잡힌 물고기에게 먹이 주지 말아라, 아내를 여자가 아닌 가족으로 생각해라 세 가지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하다가 살아온 과정에 대해서 대본을 써봤어요. 써놓고 보니 완전히 ‘꼰대’였어요. 내 생각에는 젊은 사람이 들으면 인생에 보탬이 되겠다 싶은데 잔소리인 거에요. 그래서 반어적으로 말해보자 하고 해봤지요.”

꼰대박은 인터뷰 내내 진지하면서 동시에 유쾌했다. ‘꼰대 밖에 있는 사람 꼰대박’이라는 유튜브 채널의 설명이 딱 어울렸다. ‘이렇게는 하지 말아라’는 말을 반어적으로 풀어낸 그의 유튜브 영상들은 젊은이들에 호응을 받는다. 그의 유튜브 댓글 창은 ‘너무 웃기다 아빠 보여줘야지’, ‘속이 시원해요!’, ‘아저씨 너무 좋아요’ 등 젊은 사람들의 웃음 띤 반응이 주를 이룬다. 

“처음에 놀랐어요. 왜 젊은이들이 좋아하지? 4050대들 보라고 만든 콘텐츠인데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보니 저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은 제 영상을 보기길 힘들어 하더군요. 절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니 불편해 했어요. 하지만 젊은이들은 불편했던 지점을 나 대신 이야기 해주네? 하며 좋아했지요.”

꼰대박은 유튜브에서 호응을 얻을 때면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꼰대박이 처음 유튜브에 채널을 열고 영상을 업로드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부터다. 본래 토목기술 일을 오래 해온 그가 유튜버가 된 것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하다 해서 좋아하는 일이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알 수는 없더군요. 좋아할 것 같은 일을 찾아보다가 남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웃을 때 행복하길래 개그맨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이제한이 있더군요. 유튜브는 나이제한도 없고 마침 딱 적절했어요.”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20대에 고학으로 어렵게 대학교를 마쳤고 중동으로 돈을 벌러 간 때도 있었고 버킷리스트를 만들고는 가족 모두와 함께 이민에 도전하기도 했다. 작년 어머니가 작고한 이후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게 곧 유튜브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반대했어요. 수의사인 아들도 유튜버지만요. 하지만 제가 즐거워하니까 지금은 모두 응원해주지요. 이 지구에는 잠시 놀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정해놓은 데 따라 움직여야 할까요? 경제적인 것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즐거움을 추구하는 데에는 틀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계속 도전하다 보니 이렇게 인터뷰도 하게 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지 않습니까?”

꼰대박은 앞으로 남에게 웃음을 주는 강사가 되고 싶다. 모두와 같은 말만 하는 그런 강사가 아닌, 웃음을 전해주는 그런 강사가 되고 싶어 랩도 창도 연극도 배우고 있다. 유튜브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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