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산업으로 키우자”는 이용주 의원… 여성계 “여성 인권·여성 목소리 무시” 일제히 비판
“‘리얼돌’ 산업으로 키우자”는 이용주 의원… 여성계 “여성 인권·여성 목소리 무시” 일제히 비판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9.10.18 18:26
  • 수정 2019-10-2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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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의원, 국감에 ‘리얼돌’ 갖고 나와
“산업적 측면서 검토할 가치 있다” 주장
여성들 “여성 인격권 무시한 행동” 비판
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용주(전남여수시갑, 무소속) 국회의원이 18일 국정감사장에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전신형 성인용품 ‘리얼돌’을 갖고 나와 “리얼돌을 산업적 측면에서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부추기고 여성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리얼돌을 규제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리얼돌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 의원은 발언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쳐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여성 청소년과 신체 크기가 비슷한 ‘리얼돌’을 갖고 나와 의자에 앉혀 놓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그는 지난 6월 일본에서 제작된 리얼돌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1년에 13건 정도였던 리얼돌 통관 신청이 판결 이후 111건”이라며 “(리얼돌 수입이) 막아지겠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현재 관세청은 여성가족부 등에서 관련 제도가 정비될 때까지 개별적 판결을 통해서만 수입을 허가하고 있고, 청와대는 원천적 수입 금지가 아닌 청소년이나 아동 초상권 침해 등 특정 유형에 대해 명확히 규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유통과 관련해 주무 부처로 보이는 산자부는 파악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국내에서도 비공식적으로 리얼돌을 제조 가능한 곳이 4~5곳이 된다”며 “전 세계 성인용 섹스토이 시장이 2020년 33조원으로 전망된다. 규제 대상이기도 하나 산업적 측면에서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선 특정 회사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리얼돌을 출시했다. 특정 국가에선 이것을 규제적 측면보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자부에서도 규제적 측면도 검토해야 하나 산업적 측면에서도 어떻게 접근할지, 세계 현황이 어떤지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자부 장관은 “대법원 판례와 시장경제에 따라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겠지만 과연 정부가 진흥해야 할 산업인지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산업적 지원 부분은 현재로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6월 대법원은 리얼돌 수입사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인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리얼돌 수입과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2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9월 28일에는 650여명의 여성들이 서울 청계천로에 모여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할 뿐 아니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여성의 성기로’ 자위를 하려는 남성 전유 강간 판타지의 전형”이라며 리얼돌 전면 금지를 촉구했다.

‘리얼돌을 산업화 하자’는 취지의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여성단체는 일제히 “여성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은 “여성들이 왜 ‘리얼돌’ 규제를 요구하는지 살피고, 인권침해적인 요소에 대해 검토해야 하는 시점에서 국회의원이 나서서 리얼돌 산업화를 검토하고 심지어 국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윤김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리얼돌을 가장 공적인 장소인 국정감사장에 가져온 행위는 은밀하고 사적인 영역에 대한 국가 개입은 최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리얼돌 수입을 허용한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된다실제로 리얼돌은 사적이며 내밀한 방식으로만 소비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에 리얼돌 후기 영상 올라오는 등 공적인 영역에서도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어 현재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등에서는 각 방마다 리얼돌을 넣어놓고 성매매를 하게 하는 이른바 리얼돌 성매매 집결지가 생겼다리얼돌 산업화는 결국 여성착취적인 산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의원 보좌진 등으로 구성된 페미니스트 그룹 ‘국회페미’도 성명을 내고 “대다수 ‘리얼돌’ 판매 사이트가 성인인증 절차를 두고 있는데 ‘전체연령가’인 국정감사장에 ‘리얼돌’을 전시한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이 의원이 가져온 ‘리얼돌’은 여성 청소년을 연상시킬 수 있는 체형을 가지고 있어 더욱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격 훼손이 산업이 될 수 있는가”라며 반문하며 “이 의원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윤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분명한 이용주 의원의 발언 진행에 적절한 제재나, 제한을 가하지 않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쳐기업위원회도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하는 엄마들’도 성명을 통해 “리얼돌이 당신(이용주 의원)에겐 성 산업이지만 여성들에겐 인권과 존엄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게 돈벌이로 전락하는 사회가 온다 해도 그로인해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야 하는 것이 정치”라며 “우리는 여성, 엄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 이용주 의원은 리얼돌을 앞세워 여성을 성적대상화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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