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에서 여성이 ‘외모 평가’ 더 당한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이 남성들보다 ‘외모 평가’를 더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YWCA가 지난 8월11일부터 31일까지 방영한 지상파·종편(종합편성채널)·케이블 방송의 인터넷 동영상 조회수 상위 18개 예능·오락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해 16일 발표한 결과 성차별적인 내용은 34건으로 성평등적 내용(5건)보다 7배 많았다.

성차별적 내용 중에서는 ‘외모에 대한 평가’가 21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 중 14건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외모 평가’였다.

서울YWCA는 JTBC '비긴 어게인3‘에서 악동 뮤지션의 수현이 등장한 방송분에서 “수현이 등장하자 카메라가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이동하면서 수현의 몸을 훑어보기 시작한다”며 “동시에 ’악동 뮤지션 컴백 준비로 쏙 빠진 살‘이라는 자막을 사용해서 이전보다 살이 빠졌음이 강조된다”고 했다. 이어 “이후 연습 장소에 도착한 수현을 헨리가 위아래로 훑어보며 ”왜 이렇게 성숙해졌어?“라고 말한다”고 했다.

Mnet '쇼미더머니8'에서 심사위원 크루들이 여성 래퍼인 윤훼이를 팀으로 끌어들이는 장면을 두고는 “다른 남성 크루들에게는 랩, 패션 스타일 등을 언급하며 팀 영입을 제안하는 반면 윤훼이가 등장하자마자 ’모델 같다‘, ’빛이 난다‘, ’예쁘다‘ 등의 외모와 관련된 칭찬이 이어졌다”고 했다.

서울YWCA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연예인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여성에게 젊음과 외모가 중요한 가치라는 성차별적인 인식이 예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될 때, 여성은 본인의 실력으로만 평가받고 싶은 자리에서 여성 출연자가 실력보다 외모로 먼저 평가 및 언급 되는 문제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서울YWCA는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발견된 성차별 사례 6건이 모두 외모에 관한 것이었다고 소개하며 개그 프로그램에서 외모 비하가 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8월 11일 ’코미디 빅리그‘의 ’안녕하시죠‘ 코너에서는 박나래와 이상준이 서로의 외모를 조롱하고 유머로 삼았다.

서울 YWCA는 “한국 예능 속 유머 방식이 외모에 대한 비하를 당연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타인의 외모에 대한 조롱, 미화, 평가는 유머가 아닌 차별”이라며 “외모를 평가, 미화, 조롱하는 발언은 재밌지도 않고 재밌게 그려져서도 안 된다. 예능 프로그램 속 유머가 지니고 있는 차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YWCA가 같은 기간 25개 예능․오락 프로그램 속 출연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성비는 여성이 29.5%(105명)에 그쳤다. 남성은 251명(70.5%)이었다. JTBC '아는 형님'은 모니터링 기간 남성 17명이 등장한 반면 여성은 1명에 나왔다. ‘뭉쳐야 찬다’에서는 남성이 23명이 등장한 사이 여성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