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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가 정년퇴임 뒤 후학을 위해 평생 모은 자료를 대학에 기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계명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김남석 교수는 지난 2월 정년퇴임 후 연구 활동을 하며 수집한 문헌 자료 26책과 단행본 책자 1500권을 동산도서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한 책 중에서 보물 960호로 지정된 것과 동일한 판본인 ‘묘법연화경’을 비롯, 서산대사 휴정의 ‘선가귀감’을 금화도인이 한글로 번역한 ‘선가귀감언해’, 명나라 유학자 설선이 지은 ‘설문청공독서록’, 16세기 초엽에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찍은 ‘사기’, 지금까지 나온 대구읍지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문헌인 ‘대구읍지’, 1597년판으로 기독교 교리를 적은 ‘CHRISTIANARVM INSTITVTIONVM’ 등 고문헌 26책은 희소가치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로서 관련분야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학술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계명대는 김 교수의 공로와 이런 뜻을 기리기 위해 기존의 동산도서관 내 고문헌실을 김 교수의 호를 따 ‘벽오고문헌실’로 명명하고 지난 20일 김 교수의 약력을 적은 약전 제막식을 가졌다.

김 교수는 “딸 시집보내는 기분이다. 고문헌들은 40년 간 교수생활하며 많은 어려움 가운데 수집한 것이어서 특히 애착이 가는 책자들이다. 그러나 혼자만의 자료로 간직하는 것보다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필요로 하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기증 소감을 밝혔다.

또 김교수의 아들과 딸, 사위는 ‘벽오고문헌실’의 지속적인 관리와 새로운 자료의 보충을 위한 문고 관리기금으로 5000만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내놓아 도서 기증을 더욱 빛나게 했다. 김 교수는 학장, 대학원장 등 보직을 두루 거치며, 재직기간 동안 1억2000여 만원의 장학기금 및 발전기금을 학교에 내놓기도 했었다.

심권은주 경북주재기자ejskwon@hanmail.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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