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자 과장 희망 가져요”

~22-3.jpg

롯데월드에서 몇 안 되는 여자 계장. 놀이 시설을 도입해서 오픈하기까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업무라니 회사 생활이 놀이 기구 타듯 즐겁지 않을까. 현재는 ‘파라오의 분노’와 ‘아트란티스’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5월쯤이면 그녀가 기획한 놀이 기구를 만나볼 수 있는 것.

“어드벤처 안에 설치하는 시설물이기 때문에 검토 기간이 길어요. 작년 4월부터 추진되고 있는데, 각각 300억 가량의 규모입니다.”

워터 코스터와 지프차를 타고 고대 파라오의 무덤을 모험하는 기구라며 추진 중인 놀이 기구 자랑에 열성이다. 활달한 성격의 이해영(31) 계장에게 사업부의 일은 적성에 맞는 듯 하다.

외국의 놀이 기구들을 타보고 국내에 도입하는 일의 성격상 영문학 전공도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현재는 대학원에서 경영학 공부를 하고 있다는데.

“회사 생활 하다보니 경영 쪽이 필요해요. 업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죠.” 기존의 시설물 개선, 교체, 검토에서 오픈까지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해영 계장에게 외국어와 경영은 기본적으로 해두어야 할 부분이다. 요즘 그녀는 주 3일 나가는 학교 공부에 여념이 없다.

한편으론 변화하고 있는 조직에 대비해 두는 것이기도 하다. 여자 과장이 전무한 회사 내에서 최초의 여자 과장에 대한 희망을 가져보는 것. 주변에서도 젊게 변하고 있는 조직에서 최초의 여자 과장이 되어보라고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여자 과장이 없어요. 롯데그룹 자체에 차장이 두 명. 희망 보이면 오래 있겠지만 계장 하시다가 다른 회사에 과장으로 간 경우들이 종종 있죠.” 보수적인 회사 조직의 특성상 채용과 진급에서 여성 인력이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보며 경영학 공부에 열중하는 이유. 홍보파트에 도전해 보는 것과 향후 경험이 이어진 분야에서 창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욕심 없이 일을 하면 큰 무리 없이 계속 다닐 수는 있지만 안주하는 것은 본인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외국어에 능숙한 공대 출신 남자들이 유리한 업무라니 동료나 선후배간에 불편함 점은 없었을까. “대우는 분명 다르지만 차별 받는다고 싸우기보다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자기 몫을 찾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털털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한다.

이해영 계장이 적응해온, 앞으로 적응해 나갈 조직의 일면을 보여 주는 듯 하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