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문화 지원상 개인부문 서한영교
집에서 가사노동·육아 등
돌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 서한영교(왼쪽) 씨는 아버지들도 아이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감동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차영진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 서한영교 씨 ⓒ차영진

시인, 에세이 작가, 번역가, 하청문필노동자, 대안교육활동가. 서한영교(35) 씨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지만 지금 그에게 가장 적합한 수식어는 남성 페미니스트일 것이다. 밖에서는 여성을 비하하는 남성들의 언어에 불끈하고 집안에서는 전업 가사노동자로 일하며 페미니스트로 해야 할 과제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로서의 경험을 담은 『두 번째 페미니스트』를 얼마 전 펴낸 서한 씨가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중 ‘양성평등문화 지원상 개인부문’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글쓰기 교사이자, 시대를 담아내는 아동문학 창작자로 사회적 품위를 지켜내는 환경조성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국내 문화·예술·체육·관광 산업분야에서 양성평등문화 환경을 지원하는 데에 기여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두 번째 페미니스트』는 고등학교 때 시집을 열심히 읽던 ‘문학 소년’ 서한 씨가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계기와 결혼과 아내의 출산 이후 가사노동을 전담했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주로 낮에 아이를 돌보는 서한 씨는 다른 엄마들과 교류했다. 생계 부양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고 돌봄을 자신의 삶의 가치로 두고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로 살아왔지만 수많은 차별과 위기를 겪은 여성들 앞에서는 여전히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기 망설인다. 책 제목을 『두 번째 페미니스트』라고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실천하는 페미니스트다. 대학 시절 총여학생회에서 활동한 서한 씨는 2013년부터 청소년 젠더 글쓰기 워크숍을 지속해서 진행했다. 탈학교, 성폭력피해, 장애, 대안학교 청소년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 지난해부터는 남성과 남성성에 대한 강의와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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