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토지’ 등 60~70년대
휘어잡은 대배우와의 만남

ⓒ부산국제영화제
김형석 평론가, 배우 김지미, 전도연이 5일 부산시 중구 남포동 비프 광장에서 '김지미를 아시나요'를 주제로 오픈 토크를 했다.(왼쪼쪽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여배우에게 예쁜 얼굴은 손해인 것 같아요. 오히려 연기폭이 제한될 수도 있지요.” “주체적이거나 강한 여성상에 끌립니다. 자꾸 그런 쪽으로만 연기한다고 해서 이젠 조금 더 다양하게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연기 경력 62년의 대배우 김지미(79)와 22년 차 중견배우 전도연(46)이 ‘여배우의 삶’을 나눴다. 지난 5일 오후 부산시 중구 남포동 비프(BIFF) 광장에서 열린 ‘김지미를 아시나요’ 오픈 토크에서 이들은 직업으로서의 배우와 삶의 중심축으로서의 연기에 대해 진솔한 내면을 드러냈다.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김지미는 ‘춘향전’(1961) ‘토지’(1974), ‘육체의 약속’(1975) 등의 수많은 작품으로 60-70년대를 휘어잡았고 1980년대 들어서는 ‘비구니’(1983)에서 삭발 연기를 보였으나 불교계의 반발로 제작 중단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길소뜸’(1986) ‘티켓’(1986) 등 뚜렷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 영화로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발자욱을 남겼다. ‘접속’(1997년)으로 주목받은 전도연은 2000년대 한국 영화 국제화 시대의 표상. ‘밀양’(2007)으로 칸 영화제 주연여배우상을 받았다.

이날 대담은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행사로 준비된 ‘김지미를 아시나요’ 행사장에서 진행되었다. 김지미는 “직업 여성부터 가사도우미까지, 정말 다양한 역할을 통해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며 “하다 보니 상도 타고 인기도 얻게 되더라. 그저 연기자로서 한 길을 걸었을 뿐”이라고 회고했다. 전도연은 "저는 그렇게 예쁜 얼굴도 아니었기 때문에 '접속' 캐스팅 때 반대도 많았다"며 "많은 작품을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6일까지 계속된 ‘김지미를~’ 행사에서는 ‘티켓’ ‘비구니’ ‘춘희’ ‘토지’ ‘장희빈’ ‘을화’ 등 김지미의 대표작 6편이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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