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소음 수준, 홍대 앞 버스킹 괜찮나요?
공사장 소음 수준, 홍대 앞 버스킹 괜찮나요?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10.05 08:00
  • 수정 2019-10-06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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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일대 15개 버스킹 존 운영
한 달 700~800건 공연
야간 45데시벨
아무도 안지켜
규정된 구역 외 공연도
28일 오후 8시50분 홍대 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측정한 버스킹 소음
9월 28일 오후 8시50분 홍대 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측정한 버스킹 소음

 

9월28일 오후 8시50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는 10개 남짓한 버스킹 팀의 공연과 공연을 보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노래와 춤 다양한 공연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내고 작은 거리 무대 앞에 놓인 상자에 돈을 넣었다. 버스킹 팀들은 저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가지고 와서 음악을 켰다. 소음은 102.9db(데시벨)을 기록했다. 100db은 공사장 소음 수준이다. 부모와 나들이를 나온 한 어린이는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시끄러워!”라고 소리쳤다. 

거리 공연을 펼치는 버스킹 문화가 홍대 앞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소음규정과 규정을 어기는 일부 버스킹 팀으로 인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마포구는 홍대 걷고싶은거리와 연남동 공원 일대에 15개 버스킹 존을 지정·관리하고 있다. 걷고싶은거리에 10개, 연남동 일대에 5개를 지정·관리 중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버스킹을 원하는 팀은 모두 구청에 신청 후 간단한 서식을 제출해야 한다.  이 외 장소인 홍익문화공원(홍대놀이터) 등에서 이루어지는 버스킹은 모두 불법이다. 한 달 평균 이루어지는 버스킹 공연은 걷고싶은거리에서만 700~800건 수준으로 특히 금·토·일 저녁 시간대는 신청이 아주 치열하다. 

문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는 소음 규정이다. 현재 버스킹 소음은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을 따르고 있다. 해당 규칙에 따르면 주간(오전 7시~오후 6시) 65db(데시벨), 야간(오후 10시~오전 5시) 45db, 이외 시간 60db을 준수해야 한다. 기준 초과시 버스킹 공연은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도시 거리소음 수준은 80db이며 60db은 대화 중 발생하는 소음 수준이다. 실제로 버스킹 공연이 없는 30일 오후 3시, 홍대 걷고싶은거리에서 측정한 소음은 이미 83.8db을 기록했다. 규정은 있으나 버스킹 공연을 감안한 소음규정이라고 볼 수 없는 셈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상가에서 송출되는 음원으로 인한 소음도 있고, 버스킹존 공연장이 서로 가깝게 붙어 있어 각각의 버스킹팀이 내는 소음을 측정하기 어렵다”며 단속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걷고싶은거리에서 10m 떨어진 홍익로 일대는 일반 주거지역이며 서교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인근 주민인 조아라씨는 “주말마다 버스킹 소음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집에서 들으면 음은 안 들리고 쿵쿵 소리만 들리는데 듣다보면 불안한 기분이 든다. 민원을 넣어도 공연이 중지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11시25분 홍익문화공원(홍대놀이터)에서 측정한 소음.
9월 28일 오후 11시25분 홍익문화공원(홍대놀이터)에서 측정한 소음.

규정을 지키지 않는 일부 버스킹 팀의 안하무인식 공연행태도 문제다. 28일 오후 11시25분, 홍익문화공원에는 6개 버스킹팀이 공연 중이었다. 구청 조례상 해당 장소는 버스킹 공연이 허용된 장소가 아니다. 그러나 각 버스킹 팀은 스피커와 마이크를 가져와 노래를 불렀고 95.6db을 기록했다. 한 버스킹 팀은 “매주 주말마다 놀이터로 와서 공연을 하고 있다.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않으면 단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스킹 팀들이 매주 버스킹을 위해 홍대를 찾는 데에는 공연을 통해 올리는 수익이 큰 이유를 차지한다. 주말 저녁 시간에 2시간 공연시 적게는 2만원부터 많게는 20여 만원까지 벌어들일 수 있다. 또 버스킹 하는 장면을 동영상 촬영해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공개하고 얻는 수익과 홍보 효과도 크다. 거리 공연 중 눈에 띄어 공연 섭외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경찰과 구청에 단속이 된다고 해도 구두 경고를 받은 후 장비를 치우면 되기 때문에 금지된 시간과 장소라도 하는 게 이득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버스킹이 홍대 앞 대표 문화가 되면서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관광자원이 되어버려 어떻게 할 수도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마포구는 11월부터 통행 불편 민원이 극심한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의 버스킹 존 중 1개를 폐쇄할 예정이다. 버스킹 존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인 관광객 리비씨는 “낭만적이고 멋진 문화”라며 “자유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조유택씨는 “멈춰서서 들어본 적 없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잘 들리지도 않고 걷기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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