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위즈덤하우스)
부정적인 시선에
주눅드는 주인공 담은 웹툰
"틀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주인공 그리고 싶었다"

이홍녀/위즈덤하우스/2만2000원
이홍녀/위즈덤하우스/2만2000원

한 해 이혼 건수가 10만 건이 넘는 한국 사회에서 이혼은 더 이상 낯설진 않다. 하지만 이혼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낙인은 이혼 당사자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다. 이혼과 관련한 근거 없는 소문과 ‘이혼은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은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다녀왔습니다』 시즌1은 30대 초반 여성인 주인공 ‘이홍녀’가 이혼을 했다는 이유로 평범한 삶 속에서 얼마나 수많은 사회의 편견과 잣대에 놓여 있는지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과도한 관심을 받는다. 여동생의 결혼을 앞둔 상견례 자리에서는 미혼으로 소개되거나, 회사 동료나 상사에게는 “갔다 왔으니까”라는 소리를 듣는다. 주눅드는 홍녀는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한 남성 앞에서는 이혼 사실을 알려야 할지 망설인다.

이 책의 저자 이홍녀(필명)씨는 30대 여성 직장인이다. 웹툰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자신의 인스타그램(@2redgirl)에 연재한 인스타툰을 엮어서 단행본으로 냈다. 현재 그림을 보기 위해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는 팔로워가 7만2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그는 “아직 많은 사람이 하지 못했던 이야기, 그래서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이혼’으로 인해 주변과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의해 상처 받는 주인공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이혼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돌아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홍녀는 ‘이혼녀’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혼한 여자의 붉은 낙인’의 의미이기도 하다.

저자를 표현한 캐릭터. ⓒ저자 제공
필명이자 주인공 이름인 이홍녀는 붉은 낙인을 의미한다. ⓒ저자 제공

이홍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자기”라고 부르는 팀장, 회식 자리에서 여성 직원에게 춤을 추라는 남성 직원들, 남편이 없으니 담배 연기가 몸에 배도 참으라는 상사까지 여러 성희롱과 ‘갑질’까지 저자는 그려냈다.

주변의 시선에 지치기만 하던 이홍녀가 용기를 가지게 되는 건 사 팀장이 입사하면서다. “난 내 방식으로 행동하고 싶어”라는 한 마디가 그의 마음을 흔든다. 이혼이라는 잣대에 숨고 주눅만 들었던 그는 주체적으로 변화한다. 동생 결혼식에 만난 아는 사람들에게도 당당하게 이혼했다고 밝힌다.

이 작가는 “단순히 성별이나 차별에 대한 문제가 아닌 특정 현실에 처한 누군가를 주변에서 온전한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 시선 속에서도 결국 틀을 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시즌2에서는 ‘나 다운 삶’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며 “홍녀가 이혼 후 더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인생과 자신에게 맞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보여드릴 예정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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