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컬처] 군대에서 만들어진 남성다움
[히포시 컬처] 군대에서 만들어진 남성다움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9.28 08:00
  • 수정 2019-09-27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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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시 컬처]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저자 오찬호, 동양북스 펴냄)
군대서 폭력, 복종 배우는 남자들
‘남자다움’ 때문에 피해 보고도 말 못해
한국 사회 깊은 남성주의 고발
ⓒ동양북스
ⓒ동양북스

[‘히포시(HeForShe)’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히포시 컬처(HeForShe Culture)’ 코너를 통해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한국 남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군대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명령과 복종, 폭력에 노출됐던 그들은 사회에 나와서 비슷한 일을 되풀이한다. 군대에 다녀오며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이다. 군대에 가기 싫어하면서도 다녀오지 않는 사람을 차별하는 아이러니함이 있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동양북스) 저자 오찬호는 아내 출산을 보며 반성을 했다. 자연분만을 원한 남편 앞에서 의사는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자연분만은 아내를 고생시키기만 하고 태아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연분만을 하면 좋다’는 사회 분위기에 지배당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반성을 한 뒤 자신의 경험을 한 매체에 글로 써 송고했다. 문제는 그다음 나왔다. ‘분만실 40시간 체험…군대보다 더 무서워’라고 제목의 기사를 본 남성들은 댓글로 ‘융단폭격’을 했다. 출산을 어떻게 군대와 비교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사회학 연구자인 저자는 한국의 ‘개저씨’(가부장적인 중년 남자를 의미하는 말)나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치거나 폭력을 당하고도 고통스러워할 수 없는 남자들은 ‘남자다움’의 하나라고 지적한다. 남자들은 강한 존재이기 때문에 운전을 못 하는 사람에게 욕설 하거나 아파도 약한 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폭력에 무감각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학창시절이나 군대에서 당한 폭력을 ‘참아야 하는’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대학교나 직장에서 자신이 당했던 폭력을 휘두르게 되도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 깊이 녹아든 남성주의를 벗겨내듯이 고발한다. 그리고 어떻게 차별·불평등으로 이뤄졌는지 강하게 전한다.

저자는 이런 현상이 비록 일부일지라도, 유독 한국에만 존재하는 일부를 주목한 것이니 의미심장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자녀가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 대신 ‘인간답게’라는 말만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한국 남자를 향한 저자의 비판은 다시 말해 그만큼 남자들이 변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제대로 된 비판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을 건드리는 남자 저자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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