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나를 드러내기 참 어렵다, 그래서 사랑이 힘들다
[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나를 드러내기 참 어렵다, 그래서 사랑이 힘들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9.24 10:45
  • 수정 2019-09-24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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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성 정체성 고민하는 두 여성
상반된 감정선 돋보여
10월3일 개봉
해수(이영진)을 향해 예진의 마음은 점차 열리지만 둘의 관계는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다. ⓒ마노엔터테인트
해수(이영진)을 향해 예진의 마음은 점차 열리지만 둘의 관계는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다. ⓒ마노엔터테인트

요즘처럼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 차가운 공기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뜨거웠던 여름을 떠나보낼 정리도 하기 전에 마음 한구석도 빈 깡통처럼 허하다.

10월3일 개봉하는 ‘계절과 계절사이’의 제목을 보고 따뜻한 멜로영화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사람 간의 관계는 언제나 아슬아슬하다. 계절의 변화가 예기치 못하게 오듯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밀려오면 감정의 폭발도 그만큼 커진다. 편견과 맞서야 하는 성 소수자의 사랑이라면 그 감정은 조금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해수(이영진)는 서울에서 살다 지방의 한 도시로 내려와 카페를 운영한다. 우연히 만난 여고생 예진(윤혜리)이 해수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면서 둘은 친해진다. 해수와 가까워질수록 예진은 자신의 감정이 보통 이상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해수는 동네에서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하는 현우(김영민)와 가까워진다.

무엇이든지 과도하거나 부족하면 어딘가 삐걱거리게 된다. 호의와 질투, 사랑과 시기라는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균형을 잃는 순간 서로에게 남는 것은 깊은 상처뿐이다. 성 소수자라고 다르지 않다. 오히려 타인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여러 차례 놓이면서 더 움츠러든다. 영화를 연출 한 김준식 감독은 비밀을 간직한 해수의 감정선을 느릿하게 보여주고 당당하지만 서툴게 감정을 표현하는 예진의 모습을 대비시킨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서로 다른 둘의 모습에 몰입하다보면 사랑이란 감정을 표현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주변의 편견을 딛고 한 발짝 앞으로 나가려는 한 걸음을 보여준다.

'계절과 계절사이' ⓒ마노엔터테인먼트
'계절과 계절사이' ⓒ마노엔터테인먼트

이 영화는 배우 이영진의 섬세한 연기가 없었더라면 깊이가 덜한 작품이 됐을 것이다. 내면의 상처를 지녔을 것 같은 차가운 얼굴을 가졌지만 때로는 따뜻한 느낌으로 분위기를 전환할 줄 안다. 단단한 눈빛에서 나오는 그의 힘은 줄곧 처지는 영화의 분위기를 잡아준다.

다만 성 정체성에 고민하는 예진과는 다르게 자신의 정체성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해수 캐릭터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쉽다.

‘협녀, 칼의 기억’, ‘베를린’, ‘부당거래’에서 연출팀으로 일한 신인 감독 김준식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지난해 서울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98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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