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60년 여성운동사] ① 60년 발자취 따라 여성운동을 돌아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60년 여성운동사] ① 60년 발자취 따라 여성운동을 돌아보다
  •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 승인 2019.09.26 08:00
  • 수정 2019-09-25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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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부침의 세월 동안 한국 여성운동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여성운동을 이끌어 온 여협은 여성의 권익신장 및 지위향상에 관한 법과 제도를 구현해 왔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지난 60년 여협의 의미있는 여성운동의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60년을 향해 내딛게 될 여성운동의 바람직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53회 전국여성대회 ⓒ여성단체협의회
제53회 전국여성대회 ⓒ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다. 김활란 박사가 세계여성단체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Women, ICW)를 보고 1959년 12월 26일 박마리아 등 26명의 여성 선각자들과 힘을 합쳐 당시 8개 여성단체- 대한여학사협회, 대한YWCA연합회, 여성문제연구회, 한양여성클럽, 부녀보호사업전국연합회, 대한어머니회, 대한부인회, 학생문제상담소 -와 함께 순수 민간단체로서 여협을 발족시켰다. 60년이 지난 2019년 현재 여협은 국내 여성단체를 회원으로 하는 연합체로서 전국 61개 회원단체,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 시·군·구 457개 여성단체협의회, 전국 500만 회원으로 구성된 최대의 여성단체협의체다.

창립 당시 시대상은 우리 여성이 전통적으로 억압받고 제한당했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사회개혁이 필요한 때였다. 당시는 여성의식과 여성주체성이 미미했던 시절이었다. 무엇보다도 여성 스스로 여성의 문제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여성의 힘을 한데 모아야 할 때였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여성단체들이 한데 모여 연대하여 힘을 결집시키기 위해 여협이 설립되었다. 여협의 창립 목적은 여성운동을 이끄는 것뿐 아니라 여성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모든 활동을 이어가는 국내 최초의 여성 연대기구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여협은 창립 이듬해인 1960년 8월 27일 세계여성단체협의회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적인 여성연대를 구축하였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도 UN의 UNICEF, UNESCO, 여성지위위원회 등 국제기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 인류평화 기여에 동참하고 있다. 

여협은 창립 목적 달성을 위해 1962년 첫 번째 전국여성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10월 말에 대회를 개최해 왔다. 올해로 54회째를 맞는다. 전국에 있는 회원 여성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속을 다지고, 당면한 여성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결의문을 채택,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하고 이를 여성정책 및 제도 수립으로까지 이어지도록 노력해왔다. 또한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그 방안 마련을 촉구하여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예를 들면, 첫 전국여성대회 결의를 통해 여성센터와 가정재판소 설치를 촉구하고, 수차례 정부 건의를 통해 이듬해 우리나라 최초 부녀회관(여성회관으로 개칭)과 가정재판소 설립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는 일례에 불과하다. 여협이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한 여성운동을 주도하고 현실화시킨 사례는 1960년대부터 2019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0년을 돌아보면, 여협은 한국여성운동사에 이정표가 될 만한 여성운동을 이끌어오는 데 구심체 역할을 해왔다. 초창기부터 가족법개정운동을 주도하고, 열린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모색하는 등 선각자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여성운동의 과제를 설정하고 실천해왔다. 사실 2019년 현재를 사는 여성들에게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시련들도 있었다. 설립 당시는 여성운동의 진행이 어려웠고 국내에 여성단체들 간의 협의체가 없었다. 여협은 이런 때에 최초로 만들어진 여성 단체들의 협의체로 만들어져 여권신장과 여성역량 강화를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고, 여성 관련 대정부 정책 및 법·제도 건의기구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온 것이다. 초기 여성운동은 여성의 지위향상, 여성인력의 활용, 여권신장, 여성교육의 중요성을 각성시키는 일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후 점차적으로 영역을 넓혀 사회전반에 걸친 다양한 여성문제를 다루는 여성운동을 이끌어왔다. 

반세기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한국사회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여협의 여성운동사의 내용은 많지만 여협이 주도하고 성과를 낸 대표적인 여성운동 7가지를 들어보고자 한다. ① 근본적인 남녀차별의 문제가 되었던 호주제의 폐지 등 가족법개정운동, ② 모성보호와 일·가정양립 정책으로까지 발전시킨 남녀차별금지·고용평등운동, ③ 여성문제에 국한되지 않은 소비자보호·환경보호운동, ④ 국내여성운동에 머물지 않고 확장시킨 국제여성연대활동, ⑤ 국회의원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제등 여성의 정치참여확대운동, ⑥ Me too#운동까지 이어진 여성폭력반대운동, ⑦ 통일시대를 위한 남북여성교류운동 등이 그것들이다.

그 밖에도 중요한 활동으로 여성문제 전담기구 설치와 법·제도 수립 촉구활동이 있다. 여협은 1969년부터 우리나라 행정부에 ‘여성정책 국가전담기구 설치’와 여성정책 개발 및 연구를 위한 ‘여성연구센터’ 설립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왔다. 그 결과,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 1998년 ‘여성특별위원회’, 2001년 여성부가 설립되었다. 무엇보다도 여협은 한국사회에 양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법제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하였다. 「모자보건법」(1973)과 「여성발전기본법」(1995)을 비롯해 「남녀고용평등법」(1987), 「여성폭력방지기본법」(2018) 등의 제·개정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렇듯 여협은 실천적 영역과 법제도적 영역에서 국내 여성운동을 힘차게 이끌어왔고 그것을 현재의 여성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 여성들은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여성 지도자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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