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반입’ CJ회장 장남 구속… 경영 승계 제동 걸리나
‘마약 밀반입’ CJ회장 장남 구속… 경영 승계 제동 걸리나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9.07 00:35
  • 수정 2019-09-07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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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9)씨가 해외에서 마약을 구입한 뒤 항공편으로 국내 밀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됐다.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 ⓒ뉴시스<br>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9)씨가 해외에서 마약을 구입한 뒤 항공편으로 국내 밀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됐다.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 ⓒ뉴시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29) CJ제일제당 부장이 액상 대마 등의 마약 밀반입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내년 초 염두해 지난 4월부터 준비해 온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3세의 마약 투약 혐의로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임에 따라 대중과 문화, 소비재 위주인 회사의 이미지 추락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인천지검 강력부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은 전날인 4일 늦은 오후 이 부장이 인천지검으로 직접 찾아가 죗값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진행됐다. 영장실질심사는 6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리며 이 부장이 본인 잘못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만큼, 구속된 채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CJ그룹은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릇된 일로 CJ임직원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많은 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잘못에 대해 어떤 처분도 달게 받기 위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재판 결과를 보고 이 부장의 처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이재현 회장은 이에 대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다. 

재계 3세 마약 파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모씨가 마약 밀수 혐의로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그를 배제한 바 있다. 2015년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로 도입해 돌풍을 일으킨 허씨는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실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액상 대마 밀수·흡연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룹 경영에서 전격 물러났다. 이 사례를 비춰 볼 때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재벌가 3세의 마약 스캔들에 국민 정서가 민감한 만큼 경영 승계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유전질환을 앓고 있어 건강 상태와 그룹 안정을 위해 속도를 낸 경영권 승계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CJ그룹은 ‘범삼성가’로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고 이 회장이 올해 연말 그룹 재편을 강행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이 부장은 차기 리더로 그룹 내에서 확실시된 상황이었다. 이 부장은 23세인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CJ지주사와 식품, 바이오 등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쳤으며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이 부장은 2014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15.91%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했다. 이후 추가적으로 지분을 늘려 CJ그룹의 지주사인 CJ의 지분 2.8%,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이 17.97%를 가지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 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다.

일각에선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의 경우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아도 등기임원 선임이 가능하기에 경영 승계는 속도 조절할 뿐 진행될 것이란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 회장이 당분간 이 부장에게 자숙하는 시간을 주고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승계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원급이 아닌 이 부장은 초범인데다 대량 유통 목적이 아닌 개인 소비 목적, 자진 출석해 범죄 사실을 인정한 점을 감안하면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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