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은 변영주(왼쪽) 감독과 배우 김아중.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은 변영주(왼쪽) 감독과 배우 김아중.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5일 폐막식을 끝으로 8일간의 여정을 마친다.

올해 영화제에는 페미니스타(홍보대사)인 배우 김민정과 1·2대 페미니스타이자 명예집행위원인 배우 김아중, 아티스트 권지안(솔비), 김소영 감독, 변영주 감독, 전고운 감독, 정재은 감독, 김보라 감독, 배우 김꽃비, 정하담 등이 극장을 찾았다.

1·2대 페미니스타인 배우 김아중은 ‘스타토크’와 여성영화인 네트워크 행사인 ‘SIWFF’S NIGHT‘에 참여했다. 영화제 곳곳을 돌아보기도 했다.

가수에 이어 최근 아티스트로 활약하는 권지안(솔비)는 할리우드 #미투 운동을 다룬 ‘와인스타인’을 관람하고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자기 경험과 함께 사회를 향해 용감한 발언을 했다.

국제장편경쟁 심사를 맡은 사라 켈러 보스턴 메사추세츠 대학 교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1년이나 이어져왔다니 감탄스럽다”며 “이렇게 많은 여성 감독들의 영화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매해 여성주의 주요현안을 주제로 하는 쟁점 포럼도 어김없이 열렸다.

8월 31일 열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쟁점 포럼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8월 31일 열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쟁점 포럼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지난달 31일 문화비축기지 T2에서는 ‘장학썬(고 장자연 사건, 김학의, 버닝썬)’으로 통칭되며 동시다발적으로 폭로된 ‘버닝썬 게이트’와 강간 비즈니스에 대해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라는 이름으로 포럼이 진행됐다.

김주희 교수는 ‘버닝썬’으로 대표되는 강남 클럽문화는 룸살롱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됐다“며 “여성혐오를 재생산하는 산업 시스템은 물론 여성혐오를 통해 지속되는 남성들의 일상문화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성찰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주연 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사에서 ‘룸살롱 공화국’, ‘밀실 정치’, ‘성상납’과 같은 표현으로 꾸준히 재현되어온 밀실에 대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권력축재의 현실을 고발하는 의미와 함께 가로막힌 현실이라는 시대적 판단도 가미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남성들이 현실을 개탄하고 비판하는 사이, 여성들은 밀실에서 죽거나 밀실 바깥으로 추방당한다”고 말했다.

발표에 뒤이은 토론에서 황미요조 영화연구자는 “유흥업소에서 판매하는 것은 여성 신체에 대한 접근뿐만 아니라 남성의 권위를 북돋고 재남성화 효과를 가져오는 모든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여성 노동”이라며 “여성이 폭력과 혐오로 인해 차별당하는 문제를 남성성 문제로 환기시키도록 반성매매 정책과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폐막식에서는 아시아단편경쟁부문 수상작이 폐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