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은 지난 8월 22일 일산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인생의 후반전에서 열정과 끈기로 도시 농부를 꿈꾸는 황정숙씨, 김향이씨, 이은희씨에게 소회를 들어봤다.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수업.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수업.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먼저 황정숙(63)씨다.

왜 이 수업을 듣게 됐나요.

“가깝고 농산물 관련된 수업이 궁금했습니다. 취미를 가지고 꾸미고 싶었습니다.”

치유 농업을 들어본 후 효과가 실제로 있나요.

“치유가 됐다기보다는 (치유 농업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정서적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었습니다. 옥수수를 심은 후 어제 이만큼 자란 것을 보고 흐뭇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지 않는 편이었지만 인간관계에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고 식물에서 안정적이고 평온함을 가져 이런 것이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잘 되신가요.

“좋아하는데 바쁘다보니 수업에 빠졌지만 다음 시간이 궁금하고 기다려집니다. 빠진 부분 때문에 안타깝긴 합니다(웃음). 하지만 이 수업에 만족합니다.”

이 수업과 관련된 자격증은 어떤 것인가요.

“도시농업관리사로 원예, 조경 등 많은 것 같습니다. 나이가 젊었다면 자격증을 땄겠지만 아직 그럴 여유가 안 됩니다. 주변에 젊은 사람들에게 이 자격증을 권하고 있습니다.”

수업들으시는 분 중 여성이 압도적인데 여성이 이 일을 하기가 좋은 이유 한 가지는 꼽는다면요.

“하면서 보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꽃, 식물 등이 여성과 밀접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채소를 가꾸는 것에 가까워 여성에게 권하기가 부담이 없습니다.”

도시 여성이 농부가 되면 좋은 점은요?

“상품화된 것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농약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폭넓게 식생활을 개선할 수 있고 사고가 넓어져  남에게 그동안 제가 가졌던 인식이 그르다고 말해줄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 쪽으로 일자리가 잘 마련돼 있나요.

“잘 안 돼 있지 않나요? 어느 정도 일자리가 돼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같이 가져가는 식생활이기 때문에 홍보가 보급화됐으면 바라고 방과 후 수업 등으로 이런 수업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수업.
기자는 이날 일산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수업을 듣고 있는 김향이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여성신문 곽성경 사진기자

다음은 ’만다라‘를 만들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온 김향이(51)씨다.

치유 농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치유 농업이라고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서대문구에서 텃밭 5평 분양 받아 하고 있습니다. 식물들이 즐거움,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호기심 많고 즐거운 일들이 많다가 크면서 일상에 관심있는 것이 없습니다. 일상에서 아이들이 시험에 합격하는 등 큰 일을 제외하곤 즐거운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식물들은 씨앗을 심었는데 다음날 자라있고, 열매가 열리는 과정을 보면서 사소한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엔 즐거운 일이 없는데 식물을 보고 있으면 즐거운 일이 많아 일상이 달라진 느낌입니다. 그 전엔 접할 일이 없다가 식물이 자체적으로 사람들에게 소소한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수업을 듣는 이유는요.

“도시에 살면서 농업을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인스턴트 식품이 많은데 먹을 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작은 콩을 심으면 자연이 주는 그대로 먹게 됩니다. 우리 먹거리를 지키려면 도시에서 조그만 텃밭이라도 가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공부는 잘 되고 있나요.

“네(웃음). 이 수업을 계기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려고 합니다.”

일자리는 잘 마련돼 있나요.

“일자리와 연계된 교육이 아니고 이 교육 이후는 미개척 분야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이 수업과 관련된 자격증은요.

“9가지 도시농업과 관련된 기능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그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도시농업관리자 교육을 80시간 이수할 경우 도시농업관리자로서 국가 자격증이 나옵니다. 그 이전 이 수업들으면 여기 계신 분들은 유기농업기능사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도시 여성이 농부가 되면 좋은 점.

“ 자연이 주는 소소한 기쁨입니다. 상추 하나라도 약을 치지 않는 자연스런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웃음).”

이 교육 여성에게 추천할 수 있나요.

“네. 도시농업관리자쪽이 아니더라도 베란다에서 상자텃밭 하나라도 관심갖고 사람들이 들었으면 합니다. 애들이 어린거나 아이를 다 키운 전 연령대 여성에게 추천합니다.”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 이은희 반장 인터뷰.
도시농업전문가 양성과정을 듣는 '반장' 이은희씨.ⓒ여성신문 곽성경 사진기자

마지막으로 이 수업 반장이라고 불리는 이은희(40)씨다.

치유농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치유농업이 심리적 안정과 힐링을 위해 스스로 치유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수업을 듣게 된 이유는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일을 하고 있는데 생태나 숲 등 중요하긴 하지만 농사를 짓는 인원이 줄고 있습니다. 농업이 먹고 사는데 중요한데 여기에 관심사가 많지 않는데 누군가 이 분야를 배워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합니다.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데 나중에 농사를 지을 때 (이 수업을 활용해서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옥상정원, 텃밭 등 치유농업을 활용해서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공부는 잘 되신가요.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도시농업관리사를 공부하기 위해 시간 이수를 해야 하지만 광범위한 내용을 깊이 배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점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도시농업 관련된 이런 분야가 있고 이것을 활용할 수 있는 개요 등은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수업 들어 좋은 점이 있나요.

“여기 와서 푸른 색을 보면서 무엇을 심고 결실을 맺는 것을 보는 것이 마음적으로 위안을 얻습니다.”

이 수업과 관련된 자격증을 소개해준다면요.

“9개 중 모든 분야가 전문성을 요구하기 하지만 우린 유기농업기능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업기능사가 먹거리에 대한 불신 속에서 유기농 인증 조건 등을 배울 수 있어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겐 적절한 자격증인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일자리는 잘 마련돼 있나요.

“이 공부를 하기 전 농업기술센터가 시골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에도 농업기술센터가 많더라고요.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이 텃밭치유나 실버산업 등에서 많이 나가 계십니다. 치매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자유학기제를 통해 텃밭 등이 수업 시수에 들어가 있어 유치원이나 학교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도시 여성이 농부가 되면 좋은 점은 뭔가요.

“사는 게 각박하지만 내가 길러서 내 가족,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가 가장 좋습니다.”

어떤 연령대나 어떤 상태에 있는 여성에게 이 과정을 추천할 수 있나요.

“처음엔 활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이 수업을 들어서 느낀 점은 연령대가 낮은 편이 아닙니다. 경력단절 여성들은 젊은 분들보다 나이드신 분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사회로 나가고 싶은 여성이 갈 만한 곳이 사실 없어 중장년층 여성들이 나와서 이 수업을 듣기에 적합할 것 같습니다.”

주변에 추천하고 있나요.

“서대문에 오신 (옆에 앉은) 이 선생님도 추천해서 오셨습니다(웃음).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이 개설된 지 2년 밖에 안 돼 막 시작된 단계입니다. 우리가 들어와 공부하고 홍보하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남성분도 있지만 여성분들이 가정과 사회일로 힘이 드는데 그런 것들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지원 자격이나 준비사항은요.

“지원자격이나 준비사항이 따로 없습니다. 농업에 관심있거나 농법이 아니더라도 도시 안에서 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요양원 텃밭에서 이 일을 하실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하고 오십니다. 또 현재 주말농장을 하고 있는 분들이나 주말농장에 관심있는 분들이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식구들을 위해 농사를 짓는다는 개념을 가지고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