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사진 올리는 SNS ‘일탈계’… 성폭력 범죄 표적
노출 사진 올리는 SNS ‘일탈계’… 성폭력 범죄 표적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9.01 09:00
  • 수정 2020-03-26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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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여성 ‘일탈계’ 범죄 표적
메시지 보내며 일대일 접근
해킹 코드 전송해 연락처 탈취
“일탈계 알리겠다” 협박도
피해 사실 알리기도 어렵고
증거 못 잡아 법 사각지대

17세 고등학생 A씨는 트위터에서 자신의 노출 사진을 올리며 1년 간 이른바 ‘일탈계’를 운영했다. 8000여명에 가까운 팔로워(구독자)를 모은 A씨는 장기간 교류를 통해 친해진 20대 여성 B씨를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 나온 B씨는 남성이었으며 “음란 계정인 일탈계를 운영하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A씨를 성폭행했다. A씨는 자신이 일탈계를 운영했다는 것을 알릴 수 없어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일부 사실은 각색했습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명 ‘일탈계’를 운영하는 청소년과 여성들을 향한 성폭력 범죄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탈계는 자신의 노출 사진을 올리거나 음란한 이야기를 나눌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SNS 계정을 말한다. 소위 ‘섹계로도 불린다. 이들은 얼굴과 신상 정보 없이 노출 사진과 글을 올리며 성적 욕구를 드러내고 일부는 오프라인 만남까지 한다. 문제는 성인뿐 아니라 일부 10대 청소년들도 일탈계 운영에 나서며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SNS제보

지난 2일 다수 트위터 이용자에 따르면 미성년자, 여성 일탈계를 중심으로 피싱(Pishing) 코드가 살포됐다.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온 DM(다이렉트 메시지)에 첨부된 링크를 누르면 트위터 로그인 창과 똑같은 가짜 사이트 화면이 뜨고 피해자가 계정 로그인을 시도하면 계정 정보 및 휴대전화의 개인 연락처 등이 탈취된다는 것이다. 링크를 누르게 하기 위해 가해자는 “당신의 사진이 도용되고 있다”, “해당 링크에 당신의 신상정보가 퍼져 있는 것 같다” 등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렇게 탈취한 정보를 이용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일탈계 운영을 알리겠다며 음란 동영상을 요구하거나 만남을 요구했다. 

ⓒSNS제보

미성년자가 법적인 지식이 부족한 점을 악용한 사기 또한 일어난다. 계정명을 ‘사이버 수사대’ 등으로 설정 후 “음란물 유포죄로 신고가 접수 됐으니 성명, 주민등록번호, 직업, 주거지, 연락처 등을 작성해 보내라”며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도 발생했다. 혹은 일탈계 운영 중 겪은 범죄 피해 사실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게 실제 경찰이라며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 후 대가로 음란영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만남을 통한 성폭행이 목적인 경우도 있으나 음란영상을 요구하는 사례들은 해당 피해자 영상을 라인 메신저와 텔레그램을 통한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 돈을 받고 해당 음란영상 유포 채팅방 입장권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다. 

일탈계를 운영하다가 성범죄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자신이 일탈계를 운영했다는 사실이 신고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피해 사실을 제보한 A씨는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부모님이 사실을 아는 것도 두렵고 경찰의 편견도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여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일탈계 운영 중 성범죄 피해를 겪은 경우 가해자가 전송받은 음란 영상을 유포하지 않거나 유포처를 알 수 없을 경우 법 적용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온라인 그루밍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으로 환경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피해가 커지기도 하지만 피해자가 전형적인 성범죄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 또한 확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에게 온라인에 자신의 노출 사진을 올리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교육 등을 통해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는 있겠지만 일탈계가 성범죄의 요인으로 지목되어서는 안된다”며 “노출 사진을 젊은 여성들이 올렸을 때 소비하고 이용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주체가 누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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