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달리 지금은 자위행위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도 않다. 또 청소년의 자위행위에는 좀더 너그러워졌어도 결혼한 남성이나 여성들이 하는 자위행위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결핍에서 나오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가 자위행위 하는 것을 보았거나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성적으로 매력이 없어져서 자위행위를 하는 건가?’,‘나와 하는 성행위가 만족스럽지 않은가?’혹은 ‘성을 밝히는 사람이었나?’라고 생각하며 충격을 받고 상담을 해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배우자와의 섹스가 재미없어서 꼭 자위행위를 하는 건 아니다. 결혼 전까지 길게는 몇 십 년 동안 혼자 하는 자위행위의 감각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감각을 느껴보고 싶어서 자위행위를 계속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배우자의 자위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이 그저 모른 척 넘어가 주면 좋을 것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배우자의 자위행위를 도와주는 방법이 있다. 외국의 성치료사들은 부부간의 더 멋진 섹스를 위해 상대에게 자위행위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상대배우자가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 더 흥분하게 되고 또 상대가 애무 받기 원하는 신체부위와 접촉의 강도 및 방법을 알게 되어 섹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섹스리스나 오르가슴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한 경우에도 어김없이 자위행위는 치료법으로 제시된다. 이런 방법을 이야기하면 대개의 부부가 ‘자위행위를 한다는 것도 부끄러운데, 어찌 배우자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느냐’며 민망해 한다. 하지만 부부간의, 사랑하는 연인들 간의 섹스는 부끄러움이 없이 모두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더 몰입할 수 있다. 이미 섹스의 속성은 모든 것을 벗고 서로를 누리고 나누도록 허락하고 동의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만져지기를 원하는 곳을 가르쳐 주고, 상대의 그런 곳을 알려 하고, 만족시켜 주고 또 자신의 흥분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꾸밈없이 보여줄 때, 사랑의 표현은 더 친밀해지고 섹스는 업그레이드 된다.

자위행위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사람과의 성행위에서 느끼는 그것 중 어느 쪽이 더 자극적이고 만족스럽느냐고 한다면 단연 자위행위에서 느끼는 감각이 더 만족스럽다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자위행위는 혼자서 원하는 데까지 자극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고, 상대의 만족이나 배려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행위여서 그렇다. 그래서 혼자 해결하는 자위중독증에 빠지게 되면 다시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족을 얻게 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함께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남성의 자위행위와 달리 결혼한 여성의 자위행위는 사실 성적 만족의 결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결혼한 여성은 성관계가 끝난 후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 그것은 남편은 삽입 후 사정하는 것으로 오르가슴을 느꼈더라도 아내는 아직 만족이 안 된 미진한 상태여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소극적인 대안이기 쉽다.

섹스의 원칙은 ‘you first’이다. 그리고 늘 ‘you first’여야 한다. 사랑하는 이의 성적인 만족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고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섹스의 미덕이다. 그리고 또 무엇보다 자신의 느낌을 숨기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상대의 악기가 돼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섹스가 사랑의 가장 극진한 표현이라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인터넷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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