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여성권리 선언 ‘여권통문’
우리나라 최초 여성권리 선언 ‘여권통문’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8.31 08:05
  • 수정 2019-08-31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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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통문 선포 121주년
여권통문이 실린 황성일보 ⓒ국립여성사전시관
여권통문이 실린 황성일보 ⓒ국립여성사전시관

 

오는 9월 1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 ‘여권통문(女權通文)‘ 선포 121주년이다.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 양반 여성 이소사와 김소사는 통칭 여권통문으로 불리는 ‘여학교 설시 통문’을 발표했다. 횡성신문 1898년 9월 8일자에 따르면 여권통문은 북촌 양반가 삼백여명의 여성이 참여해 발표했다. 

여권통문은 △여성의 정치 참여권 △남성과 평등히 직업을 가질 경제활동 참여권 △여성도 교육을 받을 평등교육권을 주장했다. 

“우리보다 먼저 문명 개화한 나라들을 보면 남녀가 동등권이 있어서 어려서부터 각각 학교에 다니며 각종 학문을 배워 이목을 넓혀 장성한 후에 사나이와 부부지의(夫婦之宜)를 맺어 평생을 살더라도 그 사나이에게 일호(一毫)의 압제를 받지 아니하고, 후대함을 받음은 다름 아니라 그 학문과 지식이 사나이와 못지 않고 권리도 일반이니 어찌 아름답지 않은가.”

여권통문은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 최초의 여성단체인 찬양회와 한국여성에 의한 최초의 여학교인 순성여학교 설립으로 이어진다. 1898년 9월 25일 서울 승동 홍소사의 집에서 찬양회 여성들의 첫 공식 집회가 열린다. 150여명의 회원 및 방청인이 모인 가운데 이미 작성·발표된 여권통문이 낭독됐다. 이들은 같은 해 10월 13일 덕수궁 대궐문 앞에 나아가 관립 여학교 설립 청원 상소문을 고종황제에까지 직접 올렸다. 고종으로부터 “학부로 하여금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하겠다”는 비답(批答)을 받은 찬양회 회원들은 여학생 30명을 뽑고 기다렸다. 

그러나 1899년 2월 말까지도 관립여학교는 설립되지 않았고 결국 찬양회는 1899년 2월 26일 서울 어의동에서 순성여학교를 열었다. 교장으로 찬양회 부회장인 김양현당이 임명됐고 찬양회 서기인 고정길당이 전임교원이 됐다. 학생들은 7세에서 13세였으며 초등과정과 중등과정으로 나누어 초등과정에서 수신, 독서, 습자, 산술 재봉을 가르치고 중등과정에서 수신, 독서, 습자, 산술, 작문, 재봉,지지, 역사, 이과, 국어를 가르쳤다.

찬양회는 순성여학교를 관립여학교로 승격하기 위해 학부에 청원을 보내고 학생들을 이끌고 학부대신 앞에 시독을 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재정의 어려움은 찬양회 회원의 도움을 받았으나 이조차 어려워지자 교장 김양현당이 자신의 사재를 털어 운영에 나섰다. 

1903년 3월 김양현당은 병사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유서에 “나 일개 여성으로 우리 나라 여자를 외국과 같이 문명 교육하기를 주야로 천지신명께 축도하였더니 불행히도 명이 길지 못하여 구천에 가노라. 내 죽은 뒤 누가 이 학도를 교육할까 염려되노라.”라고 남기며 여성 교육을 염려했다. 

순성여학교는 끝내 관립여학교로 승격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후 여학교 설립이 대체로 부인회 조직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는 기틀을 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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