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중 신고는 4.1% 그쳐
문학·미술·사진 종사자 절반 이상이 주변 예술인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하거나 전해들은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재단법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1일 발표한 ‘예술분야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문학·미술·사진 분야 활동 예술인 1254명 중 57.4%가 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동료 예술인이 폭행·협박을 동반한 강제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다는 응답은 조사 대상자의 36.4%였다. 두 유형의 성추행 피해가 가장 많이 이뤄진 장소는 ‘예술행사 및 회식자리’였다. 가해자 1순위는 선배 예술가, 2순위는 교수·강사였다. ‘강간미수’(19.1%)나 ‘강간’(11.9%) 피해를 목격했다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자가 가장 많이 겪은 직접적인 성폭력 피해는 ‘언어적 성희롱’(42.6%)이었다. ‘시각적 성희롱’(25.6%), ‘폭행·협박 미수반 성추행’(20.1%), ‘스토킹’(11.5%), ‘폭행·협박 동반 성추행’(7.4%)이 뒤를 이었다. ‘강간미수’(4.0%), ‘강간’(2.0%)을 당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성폭력·성추행 피해장소의 예술행사 및 회식장소가 많았다. 가해자 대부분은 선배 예술가였다.
성폭력 피해자나 목격자 중 신고를 했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신고를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39.7%)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가해자와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어서’(27.2%)는 응답도 상당했다. ‘앞으로 나의 예술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서’(23.0%)가 뒤를 이었다.
성폭력 피해자 중 10.4%는 신체적 피해가 있었지만 23.2%만이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자 중 61.2%는 정신적 피해가 있었으나 이 중 10.9%만이 상담이나 약물복용 등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폭력 피해자 중 39.5%는 피해 당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그 사람의 행동이 성폭력인지 몰라서’(40.9%)가 가장 많았다. ‘어떤 행동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28.4%), ‘말을 안 들으면 큰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3.1%)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예술인의 절반이 넘는 60.3%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받은 적이 있는 예술인 중 해당 교육이 예술활동과 관련된 곳에서 받은 비율은 25.8%로, 전체 예술인의 약 10.3%만이 예술활동과 관련된 곳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은 2017년 10~11월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