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효은 아트벤처스 대표
다음 부사장 출신 IT 전문가
예술 대중화 위해 2015년 창업
작가의 아트상품 개발·판매하는
아트 라이프스타일숍 ‘라부’ 론칭
“예술성 뛰어난 작가들 자생하는
생태계 만드는데 도움 주고파”

아트벤처스 문효은 대표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아트벤처스 문효은 대표 ⓒ곽성경 여성신문 사진기자

 

미술관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더 큰 첨벙’을 감상하며 파란 수영장과 하얀 포말의 청량감에 빠져 ‘내 집에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예술 작품으로 내 공간을 꾸미고 싶다는 바람을 갖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예술가들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993년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창업한 벤처 1세대이자 2004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부사장으로 10년간 일한 정보통신(IT) 전문가 문효은(52)씨가 2015년 ‘아트벤처스’를 창업한 이유 중 하나다.

“재능있는 많은 미술 작가들이 생계 문제로 전업작가로 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이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창구를 열어주고 대중들에게는 합리적인 비용으로도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어요.”

문 대표가 취미로만 즐기던 예술을 ‘업’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한 시기는 40대 문턱. “생소했던 인터넷 기술을 대중화시킨 경험과 노하우를 예술에 녹여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맨 처음 예술(아트)과 장난감(토이)이 결합된 예술의 한 장르인 ‘아트토이’를 국내에 선보였다. 디자이너나 예술가에 의해 재창조된 장난감으로 한정으로 만들어져 수집 가능한 장난감이다. 아트토이라는 장르는 아직 생소하지만, 최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상업적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카우스, 크리스 릭스 같은 유명 아트토이 작가의 작품이 수천 만원대를 호가한다. 문 대표는 아트토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토이 박람회인 ‘아트토이컬쳐’를 열었다. 박람회가 열리는 5일 동안 8만 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정 판매되는 장난감은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매료시켰다.

최근 문 대표가 주력하는 부문은 온라인 아트 라이프스타일숍 ‘라부’다. 라부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던 여관 이름에서 따왔다. “자신의 공간을 예술적 영감이 가득한 ‘고흐의 방’처럼 꾸밀 수 있다”는 모토로 리빙 제품에 예술을 더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트포스터부터 슈퍼픽션·애슝·에르제 등 인기 작품을 생활 용품으로 담아 냈다. 작가들의 작품을 러그와 매트, 파우치와 블랭킷, 손수건과 지갑으로 만나볼 수 있다. 문 대표는 “예술 작품을 담은 리빙 제품을 통해 예술 진입장벽을 낮춰 누구나 쉽게 예술에 접근하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과 손잡고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도 진출했다.

문 대표는 작가와 기업의 ‘다리’ 역할을 넘어 작가가 스스로 기업가로 거듭나 자생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역량있는 작가들은 많지만 사업화에는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들이 비즈니스 영역과 만나 창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트벤처스가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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