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2020년부터 신입생 필수교양으로
‘연세정신과 인권’ 온라인 강의 신설 발표
인권·젠더·아동·장애·난민 등 주제 인권교육
보수개신교단체 “‘젠더’는 동성애 옹호”
연일 반대 시위 벌여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가 내년 2020년도 학부 신입생은 필수로 들어야 하는 강의 ‘연세정신과 인권’을 2019학년도 2학기부터 시범 개설한 사실이 알려지며 일부 개신교와 ‘우파’ 세력의 집단적인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커리큘럼에 ‘인권과 젠더(성평등)’, ‘인권과 난민’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연세대 측은 15일 “인권은 비차별성을 원칙으로 하므로 본 강좌는 특정 집단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5일 2019학년도 2학기 ‘연세정신과 인권’ 강의를 개설했다. 온라인 강의인 연세정신과 인권은 총 13주에 걸쳐 인권, 사회정의, 젠더, 아동, 장애, 노동, 환경, 난민, 디지털 환경, 의료 등에 대해 다룬다. 각 주제별로 해당 강의에 적합한 교수가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학기재학생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하고 교육과정을 수정, 발전시킬 계획이다.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개신교인과 우파 세력을 중심으로 ‘인권과 젠더(성평등)’, ‘인권과 난민’ 강의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지난 13일 연세대를사랑하는국민연합은 강의에 반발해 연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정신과 인권 강의가 얼마나 편향적이며 극단 페미니즘 시각과 남녀평등(양성평등)이 아닌 젠더평등(성평등)을 주장하고, 특히 성경적 가르침에 반하며 전통적 남녀결혼제도를 배척하는 친동성애적이며 친LGBT적인 논리로 비약시킬 가능성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14일 한국교회언론회(유만석 대표)는 논평을 내고 “성(젠더)는 필연적으로 동성애를 포함한, 명칭과 현상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사회적 성에 대해 강의할 게 분명하다”며 “난민도 단순히 피난민으로 생각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세대는 철저하게 기독교의 정신과 성경의 가르침으로 세워진 학교”라며 “하루아침에 기독교 정신에 금이 가는 모습의 학교가 된다는 것은 연세대의 재학생과 동문과 기독교계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교는 기독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것은 상충되지 않기 때문에 건학이념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수업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점과 젠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만으로 근거 없는 공격이 이루어졌다”며 “이는 ‘젠더’와 ‘성평등’이라는 단어가 현재 사회에서 ‘동성애 옹호’, ‘여성 우월주의’로 쉽게 번역되고 매도 당하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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