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체감안전도’ 조사 결과
100점 만점에 74.5점… 작년보다 1점 올라
여성 체감안전도 78.1점… 역대 최고점

행안부 ‘국민 안전의식 조사’
안전체감도 5점 만점에 2.65점… 0.21점 하락
성폭력 부문도 2.33점→2.26점으로 떨어져

안전분야별 안전체감도(일반국민) (5점 만점) ©행정안전부
안전분야별 안전체감도(일반국민) (5점 만점) ©행정안전부

 

여성이 느끼는 범죄에 대한 불안 수준을 두고 경찰청과 행정안전부가 정반대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안전 수준이 개선됐고 성별 간 체감 범죄안전도 격차도 줄었다고 했으나, 행안부 조사에선 사회 전반에 대한 안전체감도는 하락했고, 성폭력 부문 안전체감도는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2019 상반기 체감안전도’ 조사 결과 지난해 하반기(73.5점)보다 1점 상승한 74.5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2011년 처음 조사를 시행한 이후 최고 점수다. 체감안전도 조사는 시민 2만550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범죄 안전도·교통사고 안전도·법질서 준수도 등을 묻는다.

체감안전도 주요평가 항목인 범죄안전도는 80.3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경찰청은 현 정부 들어 경찰관 8572명을 증원하고 탄력순찰 시행,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 기법인 셉테드(CPTED) 확대 등 치안 정책을 시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의 범죄안전도 점수는 78.1점, 남성은 82점으로 3.9점 차이가 벌어졌다. 경찰청은 “범죄안전도 성별 격차는 크게는 7점 이상 벌어질 때도 있었는데 그 폭이 크게 줄었다”면서 “경찰이 여성대상범죄 근절추진단·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출범하고 웹하드카르텔·불법촬영 집중단속 등 여성 관련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안전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반면, 같은 날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국민 안전의식 조사’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일반 국민의 사회 전반에 대한 안전체감도는 5점 만점에 2.65점으로 낙제점이었다. 작년 하반기(2.74점)보다 0.09점 떨어진 수치다. 국민 안전의식 조사는 지난 3~6월까지 시민 1만2000명과 전문가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재난안전 분야별로 살펴보면,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안전체감도가 2.19점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사이버위협(2.25점), 성폭력(2.26점) 등이 최하위권이었다. 교통사고(2.39점), 범죄(2.47점), 산업재해(2.56점), 화재(2.61점)도 안전체감도가 낮았다.

경찰청과 행안부가 같은 날 발표한 안전체감도 조사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행안부와 행안부 산하기관인 경찰청이 같은 시기 비슷한 조사를 해놓고 정반대 결과를 내놓은 것에 내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경찰의 조사 지표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여성이 느끼는 범죄에 대한 불안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범죄 중 여성 대상 범죄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9년 1분기 범죄동향 리포트’를 보면, 올해 1분기 발생한 범죄 중 37.5%(10만2728건)는 여성이 피해자였다. 2017년 36.2%, 2018년 37.0%로 증가 추세다. 지난달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서도 여성의 57%가 범죄 발생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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