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 아닌 금융에서 맞붙는 네이버와 카카오…승자는 누가 될까
포털이 아닌 금융에서 맞붙는 네이버와 카카오…승자는 누가 될까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8.15 09:02
  • 수정 2019-08-15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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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이미지ⓒ각 사

양대 ‘IT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털에 이어 하반기 금융시장에서 어느 곳이 금융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IT기술로 주도한 테크핀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막강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가진 네이버가 온·오프 간편 결제를 비롯해 대출·보험 등 금융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자로 등장해서다.

5000억원 실탄 보유한 네이버, 보험·투자 등 IT기반 생활 금융플랫폼이 목표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달 24일 컨퍼런스콜에서 사내독립기업(CIC) 네이버페이를 전담한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가칭)을 오는 11월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신규 법인은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 투자를 약속받아 실탄을 확보했다. 현재 자본금 50억원을 받은 상태다. 네이버는 규제에 노출되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보다는 사업 확장이 용이한 분사로 방향을 틀었다. 회사 측은 네이버파이낸셜을 기존 네이버페이의 커머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출 등 여신사업을 비롯해 보험, 투자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네이버페이가 월 결제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한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이번 분사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 기업 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간편 결제 서비스를 앞세운 핀테크(IT업체는 테크핀으로 부름) 산업의 특성상 네이버가 이미 이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와 전면전은 시간 문제라고 관측했다. 우리보다 시장이 조성된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은 예고됐다는 것이다.

다만 IT기업이 기술을 가지고 금융을 하는 것이 테크핀으로, 금융이 주도하는 핀테크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2015년부터 페이서비스를 해 왔기 때문에 기존부터 카카오와 경쟁한 것은 맞다”라며 “가입자수 3000만명, 월결제자수가 업계 최대 규모인 월 1000만명을 넘어 결제 기반인 페이란 점이 차별점이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송금기반인 카카오페이와 달리, 네이버페이는 결제 기반 방식으로 결제자 수가 많은 알리페이가 겪은 과정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결제 기반은 사용자가 해외 여행 상품을 구매 시 연관된 여행자보험 상품 등 다양한 금융 상품 등을 추천하고 관련된 금융 상품의 정보를 얻을 기회가 있는 반면 송금 기반은 단순히 돈을 보내는 기능만 있을 뿐 송금을 왜 하는지, 사용자가 추가적으로 무엇이 필요한 지 정보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보다 후발주자인 네이버페이는 월결제자 수 1000만명, 올해 1분기 기준 10조원을 돌파해 국내 간편 결제 업체 중 결제액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네이버는 이러한 막강한 플랫폼과 넓은 고객기반을 활용해 오프라인상 결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근처 식당에서 식당 결제 서비스인 ‘테이블오더’를 실험 중이다. 사용자가 식당에서 바코드를 찍어 음식을 주문하면 현장 결제에 포장 주문까지 가능한 서비스로 올 3분기 국내 오픈할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열린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 후 “온·오프라인 서비스와 페이의 자연스러운 결합으로 이용자 가치를 높여 네이버파이낸셜 분사를 기점으로 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올 2분기 매출 1조6303억원, 영업이익 12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6%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8%가 줄었다. 지난 5월 일본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라인페이’에 약300억엔(3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환급 마케팅 비용이 반영되서다. 라인 및 기타 사업 부문이 1941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파이낸셜, 커머스 등에 대해 투자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연내 흑자전환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력 사업인 검색과 전자상거래, 콘텐츠, 기업 간 거래 사업 등에선 성장세를 보였다.

'누적 사용자 3000만명' 카카오, 메신저와 은행 살려 사업 집중

국민메신저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를 가진 카카오페이는 네이버페이보다 사용성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 송금 서비스부터 오프라인 결제까지 모두 시행 중이다. 올 하반기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등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국민 4명 중 3명이 가입한 우리나라 대표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커졌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 20조원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22조원, 누적가입자 3000만명 확보,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900만 등 카톡을 기반으로 금융생태계에서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비교표
네이버와 카카오 비교표ⓒ여성신문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올해 2분기 수익개선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7330억원, 영업이익이 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5%, 46.5%가 대폭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게임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해 올해 카카오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카카오T대리 등 신사업과 카카오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 매출 성장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해 이 부분만 51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0% 증가한 4062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5월 시작한 카톡 광고 모델 ‘톡비즈’는 광고주 300곳을 한정한 베타서비스 중 하루 평균 매출이 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 중심의 수익 확대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 매출 증가세가 이번 실적을 이끈 동력이 됐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네이버페이보다 해외 시장과 이커머스가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월 글로벌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중국 ‘앤트파이낸셜서비스’로부터 2억 달러(약22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올 하반기 보험 상품 추가와 최근 국내 증권사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포트폴리오가 확충된다.

아울러 카카오는 지난 8일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에 투자하기로 결정해 국내 ICT기업 최초로 34% 지분을 가진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6월 금융위원회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최대 주주가 될 경우 기존 금융 시장 판도를 뒤흔들 정도로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시너지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8일 카카오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카카오페이는 상반기 거래액 22조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연간거래액을 6개월만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루 40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이용자 중 3000만명이 카카오페이에 가입돼 있다”라며 카카오페이가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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