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급·간식비 11년째 1745원
어린이집 급·간식비 11년째 1745원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08.16 08:05
  • 수정 2019-08-15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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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어린이집
6391원 금식판도
복지부 인상계획 없어
ⓒ여성신문
6391원 금식판과 1745원 흙식판에는 약 3.7배의 금액 차이가 있었다. ⓒ여성신문

“아이한테 된장국에 두부 한 두알 둥둥 떠 있는 걸 주거나 물에 밥 말아서 준 적도 있고요. 간식으로는 딸기 한 알을 5~6등분을 조각내서 줘요. 양이라도 많아 보이려고 하는 것이죠.”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장하나 활동가는 어린이집 급·간식비 실태를 조사하던 중 깜짝 놀랐다. 2019년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이 먹는 점심식사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단체는 어린이집의 부실한 급식 문제가 한번씩 공론화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가 올해 5월 직접 조사에 나섰다. 현재 어린이집 급‧간식비는 1일 간식 2회와 급식 1회를 포함해 1745원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 금액은 지난 11년간 인상되지 않은 채 그대로다.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어린이집 급·간식의 문제는 ‘질보다는 양’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장하나 활동가는 “5~7세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 섭취량이 있을 텐데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것이 가장 불합리하다. 어린이집에서 부실하게 먹고 초등학교 가서 아무리 친환경 급식을 먹여도 영양학적으로 소용없다”고 주장했다.

급식의 문제는 학부모보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더 체감하고 있었다. 장 활동가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배식을 더 원할 때 급식 양이 부족해 자신의 음식을 나눠주기도 했다”며 “선생님들이 ‘미안해 OO아, 더 없어’라고 말할 때 자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음식들을 25명의 아이들이 급식으로 먹는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이 음식들을 25명의 아이들이 급식으로 먹는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이 음식들을 25명의 아이들이 급식으로 먹는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이 음식들을 25명의 아이들이 급식으로 먹는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어린이집 급·간식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어린이집의 종류나 지역별로 급식의 차이가 크다. 조사 결과 전국 300여 공공기관의 직장어린이집 급·간식비는 크게 차이가 났다. 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은 1일 급‧간식비가 6391원‧광주 서구 5000원·서울 종로구 4840원‧서울 중구 4878원‧국방부 4848원 등으로 1745원인 기준에 비하면 이른바 ‘금식판’인 셈이었다. 또 지자체별로도 차이가 난다. 85개의 지자체는 지원금이 전혀 없었다. 반면 충북 괴산군은 가장 많은 1190원의 지원금을 지원해 1일 급‧간식비가 총 2935원이었다. 

문경자 활동가는 아이들 급·간식의 수준을 높이고 양극화를 줄이려면 정부가 1745원이라는 기준부터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 정부가 추계하는 표준보육비용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일종의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전체 비용이 올라가는 것처럼 집계되니 그 안에서 급·간식비 문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표준보육비용은 어린이집에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투입비용을 말한다.

25명의 아이들은 딸기 500g 기준 한 팩을 먹는다. 고기도 무조건 1kg으로 정해져있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25명의 아이들은 딸기 500g 기준 한 팩만 먹을 수 있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25명의 아이들은 딸기 500g 기준 한 팩을 먹는다. 고기도 무조건 1kg으로 정해져있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고기도 무조건 1kg으로 정해져있다. ⓒ정치하는엄마들 문경자 활동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 정금호 사무관은 “물가가 상승했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야채나 쌀과 같은 것들이 요즘 농업도 자동화된 공정이 도입되면서 오히려 단가가 낮을 수도 있다. 식재료비를 표준보육료에 곧바로 대입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산출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자체들은 대부분 급·간식비에 추가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에 떠넘겼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류호영 과장은 “식자재 단가가 낮을 수 있겠지만, 요즘 편의점에 우유 한 팩도 900원”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급·간식비는 13년간 동결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복지부가 3년마다 표준보육비용을 산출할 때마다 매번 비용이 오르고 있지만 실제 급식비는 오르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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