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교무 지원자 ‘독신서약’ 폐지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은혜는 해로움으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은생어해’(恩生於害)라는 말을 좋아한다”며 “마음공부를 하면 누구나 원망을 감사함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원불교가 개교 104년 만에 여성 교역자(교무)의 결혼을 허용했다. 

원불교는 지난달 교단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회(首位團會)에서 여성 교무 지원자가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했던 ‘정녀(貞女)지원서’를 삭제하는 내용의 ‘정남정녀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정녀지원서는 원불교 여성 교무로서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겠다고 약속하는 일종의 서약서다. 원불교는 여성 예비 교역자가 대학 원불교학과 입학 지원시 해당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1986년 교헌을 개정해 의무화했었다. 이 탓에 원불교 여성 교무는 평생 결혼을 할 수 없었다. 

남성 교무는 해당 지원서를 내는 의무가 없어 결혼을 할 수 있었다.  

이번 교현 개정으로 정녀지원서 제출 의무가 사라져 앞으로는 원불교 여성 교무도 남성 교무와 마찬가지로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결혼을 할 수 있게 됐다. 

원불교 최고지도자이자 수위단회 단장인 전산(田山) 종법사는 “이번 정남정녀규정 개정안은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결의가 될 것이며, 교단의 큰 방향이 되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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