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 회부
정 회장, 의혹 전면 부인

정종선 한국고등축구연맹 회장. ©뉴시스
정종선 한국고등축구연맹 회장. ©뉴시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정종선(53) 한국고등축구연맹 회장이 2017년 언남고등학교 축구부 감독 재직 시절 축구팀 운영비를 횡령하고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회장에 대해 업무상횡령과 청탁금지법 위반,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정 회장은 1994년 국가대표로 미국월드컵 당시 미드필더로 활약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2001년 언남고 축구부 코치로 부임한 뒤 이듬해부터 20년 가까이 언남고 축구부를 이끌어왔다. 2017년부터는 고교축구연맹 회장직을 맡았다.

정 회장은 2017년 감독으로 재직 당시 축구팀 운영비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 2월부터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정 회장이 약 5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관련 장부를 입수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정 씨가 술자리에서 축구부 학생의 학부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피해 부모들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정 회장이) 대학 감독들에게도 영향력을 막강하게 끼치고 서울시 축구협회장 당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축구계에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도 9일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정 회장에 대한 스포츠공정위 회부를 결정했다. 스포츠공정위는 12일 회의를 열어 정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다. 상벌위에 넘겨진 정 회장은 축구인의 명예 실추와 직권 남용, 횡령 등 규정이 적용되면 자격정지 1년에서 최고 제명까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한 정 회장은 변호사를 통해 자료를 내고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했다거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축구 선수로서 또한 축구 지도자로서 55년 인생을 명예롭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며 “횡령 또는 성폭행 의혹은 사실로 구증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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