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여성회 ‘여성·평화 토크쇼’
여성과 청년들이 말하는
미래 통일 한국의 모습

9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여성·평화 토크쇼 ‘2030년 통일 한국의 모습: 여성과 청년이 기대하는 것은?’이 열렸다. ⓒ곽성경 사진기자
9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여성·평화 토크쇼 ‘2030년 통일 한국의 모습: 여성과 청년이 기대하는 것은?’이 열렸다. ⓒ곽성경 사진기자

 

 

평화를만드는여성회(상임대표 김정수)가 9일 서울 중구 서울시민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서 여성·평화 토크쇼 ‘2030년 통일 한국의 모습: 여성과 청년이 기대하는 것은?’을 열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가 주관하고 경기여성단체연합과 서울청년겨레하나가 공동 주최, 여성가족부와 여성신문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여성, 평화, 안보(WPS)와 성평등한 한반도 이니셔티브 구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강연 프로그램인 ‘여성평화안보 전문가 워크숍’에 이어 마련된 이번 행사는 2030년 가상의 통일 한국에서 일어날 빛과 어둠을 예상해보는 자리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일이 되면 무엇이 좋은가가 아니라 지금의 상황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한국의 모습은 냉전문화와 사회갈등 구조의 근본적 해소를 뜻한다. 과거 한반도는 근대화를 겪으며 성찰의 기회를 갖기 전에 분단을 겪게 됐다. 이 과정에서 깨끗한 과거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불완전한 근대화를 거치게 됐다. 조 연구위원은 “성찰이 필요한데, 남한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또 나와 다른 이들을 따돌리며 극단적으로 양분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북한 또한 삼대세습을 거치며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불평등이 만연하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분단이 성찰의 기회를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이 되는 과정에서 해묵은 갈등들이 청산되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고 분단 된 한반도가 하나로 합치되며 자기완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지예 서울청년겨레하나 회원은 청년으로서 통일한국에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평화”라며 “서로의 것을 비난하거나 차별하는 사회는 진정한 통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청년들은 부모세대들에게 익숙한 이념의 논쟁들과 맞닿아있지 않아 있어 ‘휴전’ 상황에 대한 인식 조차 희박했다며 “전쟁에 대한 직격타가 청년에게 온다고 할 때서야 비로소 분단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된 나라에서 무엇이 옳고 그런지 따지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누군가와 함께하고자 하는 것은 상대방의 모습 자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여성운동과 통일은 많이 닮았다”며 “남과 북이 처한 상황과 여성이 사회에서 처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1개 시, 군 가운데 약 22곳의 지자체는 남북교류 협력 사업, 평화통일 교육 지원사업의 근거로 평화통일관련 조례를 설치하고 있다. 관련위원회 구성원의 성비는 여성 320명, 남성 800여명으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각 지자체의 사업 내용 또한 보훈단체 지원, 6.25전쟁 행사, 보훈회원 팔순·구순행사, 해병전우회지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대표는 통일한국에서의 여성의 지위를 낙관할 수 없다며 “통일의 당위성이 부인된 적은 없으나 통일국가라는 공간에 공동화 된 여성의 삶은 무엇으로 드러낼 것이며 통일의 과정과 이후에 여성의 삶을 낭만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통일을 향한 과정에서 여성에게 재원이 공공재를 통해 주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를 짜 참가자들끼리 2030년 통일 한국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퍼실리테이션 토크쇼가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통일이 된다면 여성들의 인권은 더 밑바닥쳐 특히 북한 여성들의 인권은 말할 수도 없이 참담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통일은 여성이 없다면 있을 수 없고 대중들에게 어떻게 이것을 설득시킬 것인가가 관건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는 “시시각각 너무나 급변하는데 우리는 너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어서 불안한 맘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퍼실리테이션 토크쇼를 마치고 질문을 패널에게 하는 순서가 있었다. 조 연구위원에게 통일과정, 통일방식, 정치인들의 통일에 대한 견해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조 연구위원은 “통일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한 커플이 결혼했다가 싸우고 이혼했다고 상상하라”며 “이혼하고 갑자기 다시 살자고 하면 말이 안되는 일이지만, 둘이서 가끔 얼굴 보다가 밥도 먹고 데이트도 하다 보면 합치는 때가 온다. 통일 또한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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