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폭력 온상 랜덤채팅앱, 여전히 방치
청소년 성폭력 온상 랜덤채팅앱, 여전히 방치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8.01 10:11
  • 수정 2019-08-0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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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 방안에 부정적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놓곤
여가부-방심위 서로 떠넘겨
경찰개혁위원회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온상인 채팅앱 운영자들과 협의해 성매매 알선자의 앱 이용을 제재하는 등, 성매매 수요 근절 방안을 마련하라고 14일 경찰에 요구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경찰개혁위원회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온상인 채팅앱 운영자들과 협의해 성매매 알선자의 앱 이용을 제재하는 등, 성매매 수요 근절 방안을 마련하라고 14일 경찰에 요구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과거에 아동·청소년 성매매의 알선형태가 업소형이었다면, 현재의 아동·청소년 성매매 형태는 스마트폰, 채팅앱, 랜덤채팅앱 등을 통한 사이버상의 성매매 형식으로 변화된 양상이다.

그 중에서도 랜덤채팅앱을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 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여성가족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정부기관이 서로 역할을 떠넘기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랜덤채팅의 경우 본인인증이 필요하지 않으며 성별, 연령 등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어 이를 통한 범죄자 추적이나 규제는 더욱 어렵다. 그렇다보니 아동·청소년의 성매수를 목적으로 한 이용자는 물론, 성폭력에 이르는 온라인그루밍 수단으로도 악용된다.

지난해 성매매 조장·방조 앱 317개를 분석한 여성가족부의 조사에서 무려 87.7%에 달하는 278개가 본인인증 없이도 이용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앱 개발자가 앱스토어에 고시한 권장 사용자 연령 또한 많은 청소년들이 해당되는 ‘17세 이상’이 66.2%였으며, ‘3세 이상’, ‘7세 이상’도 합해서 20%에 달했다.

그렇다보니 아동·청소년의 성매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조사도 많이 이루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에 가장 많이 이용된 경로는 채팅앱이 1위(67.0%), 인터넷카페/채팅이 2위(27.2%)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가족부가 ‘2016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조건만남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조건만남 경로 중 1순위는 채팅앱(37.4%), 2순위는 랜덤채팅앱(23.4%), 3순위는 채팅사이트(14.0%)로 집계됐다.

최근 한국젠더법학회가 개최한 ‘온라인 아동·청소년 성착취의 실태와 법적 과제’ 학술세미나에서도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랜덤채팅앱에 대한 문제가 논의됐다. 최은순 회장은 “채팅앱 등을 실효적으로 규제할 관련 법령과 규제 수단이 미흡한 상황이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온라인 성착취 환경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어플 개발자, 운영자,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에 대한 관리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랜덤채팅앱 규제·개선 방안은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정부 부처가 걸쳐져 있다 보니 법제도 개선에 책임의식이 약해 사실상 진행이 되고 있지 않다.

한가지 방법으로 랜덤채팅앱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오래전부터 요구돼왔다. 그러나 취재 결과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양새다.

방심위 정보문화보호팀은 여가부가 국무조정회의에서 랜덤채팅앱 문제의 총괄책임을 맡은 만큼 관련 준비를 해 유해매체물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고, 여가부 김성벽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앞으로 방심위와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신고·등록제 등 채팅앱 사업자 규제는 과잉규제라거나 △채팅앱에서 나눈 대화는 ‘통신비밀보호법’에서 통신의 자유라는 기본권에 속해 내용을 임의로 청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채팅앱이 범죄를 목적으로 제작되었거나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는 한 앱 개발자와 운영자를 처벌하기 힘들고 채팅앱 자체에는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포함하는 사례도 많지 않으며 서버를 국내에 두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또 운영자 불법정보 삭제 의무조치는 사업자의 영업 자유침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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