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어항, 종이스프링 노트, 톡톡 튀는 얼리어답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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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미술관에서 5월 3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얼리어답터’전에는 8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해 첨단 신제품, 아이디어 제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자어항, 종이스프링 노트, 비올 때 신발 위에 신는 신발을 본 적이 있나. ‘얼리어답터’라 불리는 특이한 물건들이다. 재미, 웃음과 자연친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는 키덜트 제품을 뜻한다. 얼리어답터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웬만해선 보기 힘든 아이디어 상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로봇 애완견, 비 올 때 신발 위에 신는 슈즈, 사이버 물고기 뮤츠를 키우는 전자 어항, 물의 온도에 따라 무늬가 달라지는 다기 세트, 노크만 하는 노크맨, 손에 쥘만한 크기의 미니 인형까지. 금호미술관에서 5월 3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얼리어답터전은 일주일 동안 6천2백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 신기하고도 첨단을 달리는 제품들에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얼리어답터란 무엇일까. ‘Early’와 ‘Adopter’의 합성어로 남들보다 먼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제품을 구입해 그에 대한 평가를 주변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용어. 첨단 제품뿐만 아니라 디지털 토이, 컨셉제품, 매니아제품, 기타 분류하기 힘든 범주의 제품까지도 관심을 갖는다.

나도 혹시 얼리어답터?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얼리어답터들을 만나볼 있다. 꼭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나타났을 때 그 목표물을 거의 놓쳐본 적이 없거나 내일 제품을 받기로 되어있는데 오늘밤이 너무 길게 느껴져 밤을 세운 경우, 메뉴얼은 거의 읽지 않고 메뉴얼이 반드시 필요할 정도로 어렵다면 좋은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리어답터일 가능성이 크다.

남들이 다 사는 것을 따라서 사는 편이 아니고 물건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실망도 큰 경험이 있는 사람, 잘 못 만든 제품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 어떻게 라도 말해주고 싶어하는 사람도 일종의 얼리어답터인 셈. 본 전시회를 주최하고 국내에 얼리어답터 바람을 주도해 온 (주)이바닥의 ‘얼리어답터(www.earlyadopter.co.kr)’사이트가 2001년 문을 연 뒤 1년 만에 회원이 4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점차 높아지는 일반인들의 관심도를 반영한다.

얼리어답터들의 관심 품목은 재미, 웃음과 자연친화성,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는 키덜트 제품들이다.

자기로 만들어진 작은 짱구 인형은 차가운 물에 30분 동안 담가둔 뒤 머리위로 뜨거운 물을 부으면 오줌을 싼다. 차를 마시는 동안 보면서 웃을 수 있게 고안된 제품. 재생지로 만든 노트는 스프링까지 종이로 되어있다. 작은 어항에 물을 붓고 키우는 전자 물고기 ‘뮤츠’는 배가 고프면 소리를 낸다. 계란 모양의 재떨이 ‘유에스비 에그’는 구슬 타입의 냄새 제거제와 환풍팬이 내장되어 있어 담배 연기와 냄새를 빨아들인다.

재미, 자연, 키덜트 컨셉 품목이 인기

친구와 함께 왔다는 이경은(24)씨는 “제품 하나 하나가 전부 특색 있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며 물과 함께 씻으면 손에 밴 음식 냄새를 제거해 주는 스테인리스 합금 제품 ‘스멜킬러’와 아침에 구역을 정해 놓고 나가면 센서가 작동해 구석구석을 쓸고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로봇 ‘룸바’를 인상적인 제품으로 꼽았다. 로봇 애완견 ‘아이보’와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피그, 태협을 감아 작동시키는 작은 미니 인형들에는 아이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전시를 기획한 권현수(26)씨는 “비공식적인 제품 진열만 하다 공식적으로 전시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반응이 너무 좋아 추가 전시회를 고려 중”이라 전한다.

다소 가격이 비싸고 소비 성향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작고 세련된 첨단 제품, 일상에서 접목 가능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제품들에 대한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추세다.

얼리어답터 전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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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로봇 룸바:방 크기에 따라 L, M, S 세 단계 중 적당한 것을 선택, 버튼을 누르면 회오리 모양으로 회전하며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가상 벽은 룸바가 지나가기 어려운 가구 근처를 막아줄 때 사용한다.(미국 iRobot·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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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온슈:비오는 날 신 위에 덧신는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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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멜킬러:직경 5cm, 두께 1cm, 무게 150g의 고품질 스테인리스 합금 제품. 손에 문지르며 물에 씻으면 냄새가 제거되며 파나 마늘 냄새가 밴 도마에도 사용 가능하다.(독일 zielonka사·3만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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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스비 에그:한 손에 쥘 만한 크기의 잿털이. 뚜껑을 덮을 수 있고 구슬타입의 냄새 제거제가 내장되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다.(일본 Arvel사·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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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팩:가방에 바퀴를 달아 끌고 다닐 수 있는 제품. 인라인 스케이트 전용 휠을 사용해 소음이나 손에 전달되는 진동을 줄였다.(국내 제품·대 6만 5천원/중 5만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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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그라인더:토끼모양의 그라인더. 소금, 후추 등을 즉석에서 빻거나 가는 제품.(chef’n·1만원)

임인숙 기자 isim123@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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