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브하게, 재밌게, 내 삶은 내가 디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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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여성문제? 오우, 날이면 날마다 여성문제에 골몰한다고 말한다면 그대는 분명 거짓말쟁이. 버리고 싶지만, 버려지지도 않고 버릴 수도 없는 게, 바로, 남자다. 물론 개나 소나 남자말고, 멋진 남자. 멋진 남자들은 다들 어디서 뭘 하는 거야? 날 안 잡아가고. 남 몰래 투덜투덜, 남 알게 궁금했던 그대여, 궁금증을 푸시라. 그대들을 대신해, 본 기자가 그들을 만난다. 가능하면 매주, 겉으론 미안한 척, 속으론 흐뭇흐뭇.

멋진 남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돈? 물론 그것도 약간 필요하다. 외모? 그거 필요 없다고 말하는 거짓말은 재미없어 안 하겠다. 유머 감각? 그 정도는 기본으로 있어줬음 좋겠다. 여자를, 여자 이전에 같은 사람으로 10분 이해할 줄 아는 고귀한 품성? 멋지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사항인 거, 이 몸도 아신다. 그런데 과연 그런 사람이 존재는 하나? 아. 모르겠다.

아무튼 나이스 가이를 취재키로 하자, 한 친구가 대뜸 그를 떠올렸다. 얼마나 멋있는데? 옛날 옛날 한 옛날에, 한국에서 좀 한다하는 분식집에 있던 부스에서 보던 디제이나 음악감상실 유리벽 안에 갇힌 디제이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디제이. 그를 만났다. 하우스 음악 전문 . 클럽 DJ 1세대. 홍대 앞 클럽이나 멋진 레이브 파티에선 꼭 만날 수 있는 DJ BeeJay. 그를 처음 보자 처음 든 생각. 오홋. 큐트 가이의 출현! 첫 이미지만큼만 나이스 해주세요.

“클럽이 막 생기던 때인 96년예요. 홍대앞 클럽‘황금투구’에 놀러 다니다가 시작했어요. 원래 음반 모으는 게 취미라, 저한테 수입 음반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하나 둘 음반 갖다가 틀어주고 하다 보니, 아예 DJ를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거기 있는 음반보다, 제가 가진 음반이 더 많았거든요. 그러다 97년부터 본격적으로 했어요. ‘명월관’에서요. 원래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다 그만두구요. 지금도 주말엔 ‘명월관’에서 디제잉해요.”

그는 쿨하게 말했다. 생활이 직업이고, 취미가 직업이고. “재밌어서 하다 보니 직업이 됐어요.” 얼마나 좋아? 당신 그거 아는지 모르겠네. 그런 사람 아주 드문 거? 그 말을 하자, 그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요?” 이런. “스트레스도 없어요.” 스트레스? 뭔 스트레스? “상사에 대한 스트레스요.”이런. 뭔가 아시는군요. 하지만 아무리 꼬드겨도 그전에 뭘 했는진 말해주지 않았다. 이거 저거, 여러 가지를 했단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말하기 싫다는데. 그런데 나이...가? 얼굴 봐선 영 종잡을 수가 없네.

“서른 한 살요.” 우와. 상상이 안 갔어요. 역시 속사정이 겉사정을 결정한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 인터넷서 판 들어보는 게 일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판을 살수가 없으니까. 인터넷으로 판 구입하고, 디제잉 연습하고.”

여기서 잠깐. 그가 적어준 디제이 전용 판 구입 인터넷 사이트. groovetech.com이나 juno.co.uk를 애용한다고.

“DJ용 판이 따로 있어요. 배송료까지 해서 보통 한 장당 만원이죠. 물론 LP. 그리고 판 하나에 보통 두 곡이 들었어요. 많아야 세 곡. 이건 앨범이 아니에요. 그리고 한번 사는데 열 장 넘게, 2주에 한번씩 15-16만 원어치 정도 사요. 매달 한 3-40만원 정도가 판 값으로 들어가요.”

이런, 이래저래 돈이 많이 드는군.

“판이 무척 많겠네요?”

본 기자, 그걸 말이라고 하나요?

“지금은 한 1500-2000장정도 있어요. 전에 있던 거 많이 처분했구요. 그걸로 믹스 앨범 만들고 리믹스 앨범 만들고, 새로 오픈 하는 카페 음악 컨셉 잡아주고 그러죠. 저희는 나이트 클럽 DJ와 완전히 틀려요. 보통 DJ하면 너무 인식이 안 좋아요. 나이트 DJ때문인데, 그들이야 가요 CD 짜집기하면 끝이잖아요. 쉽게 일하고 돈 버니까. 하지만 저흰 틀려요. 그리고 외국과도 틀려요. 외국은 프로듀서 위치에 있는 게 디제이예요. 누구누구 디제이 이름 걸고 파티하고. 뭐 우리나라야 디제이와 외국 디제이의 위치부터 틀리니까 그런 거겠지만. 거기다 외국에선 DJ 전문 잡지도 많고 그래서 깊이 있는 질문도 하고 그러는데요. 우리나란 패션 잡지만 많아서, 패션이 어떻고 문화가 어떻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깊이 안 들어가고 겉핥기가 많아요. 맛만 보고.”

그러게. 왜 그런가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클럽이나 파티를 즐기는 인구가 적어서 그런 거 아닌가? 아. 모르겠다. 내가 뭘 알겠는가. 그런데 부모님이 반대는 하시지 않나? 아들이 서른이 넘어서도 디제이를 한다는데.

“아뇨. 반대도 하시지 않지만, 지원도 하시지 않으세요. 제가 하는 일은 제가 알아서 하라는 주의세요. 예전부터. 제 주위 사람들도 대개 그렇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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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군 있어요?”

“네.”

윽.

“제 여자친구인 게 매력이죠. 후후. 그리고 지금 사귄 지 100일도 안됐는데... 뭐가 보이겠어요? 후후. 앗. 그리고 여자 친구를 만난 후에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전에는 비관적이고 반사회적이었는데, 열심히 해도 인정받기 힘들고. 그런데 사랑을 하면 세상이 달라져 보여요. ”

“술은 안 해요?”

그때였다. 꼭 해야하냔 듯이 그가 쳐다본 게.

“술 안 해요. 술 못 먹거든요.”

누군 술 잘 마셔서 먹나? 술 못 먹어도, 먹고 확 가는 사람들 천지인데.

“한 잔만 마셔도 빨개져요. 그런 사람은 체질적으로 술을 먹으면 안 된다면서요? 그리고 싫어요. 술 먹는 거. 왜 술 먹으면 솔직해진다. 그러잖아요. 그 말은 그럼 평상시엔 솔직하지 않다는 소리 아닌가요? 뭐 얘기하다 안 되면 술자리 가서 푼다. 그런 문화도 맘에 안 들어요.”

이런. 그럼 차 마시면서 솔직하게 이야기 하나?

“아뇨. 그냥 이야기해요. (빤히 쳐다보며) 평소에. 솔직하게.”

“음... (척 보기에도 스타일리쉬한 그를 힐끗 보며) 옷을 좋아하지 않나요?”

“예전엔 그래도 제일평화시장이나 동대문 가서 많이 사고 그랬는데. 요즘은 별로. 좀 귀찮아요. 보통 우리나라에서 외모 지상주의라고 그래야 하나? 직업상으로도 신경 써서 멋지게 입어야 해요. 그리고 좀만 나이 들면 괜히 한 물 갔다고 그러고. 디제이도 외모보고 그러는데, 사람들이 청각보다 시각이 발달한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 디제이로서 하고 싶은 말 한 마디만!

“디제이에게 음악 바꿔달라고 말하지 좀 말아주세요. 그거 굉장히 기분 나쁜 이야기예요. 그런 말을 하는 건 우리나라뿐이에요.”

참고로 그를 만나길 원하는 이는, www.djbeejay.com을 찾거나, 오는 24일(토) HiSeoul페스티발 시청앞 레이브파티에서 9시30분에 디제잉하는 그를 기다릴 것.

조은미 기자coo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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