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 남편 살인사건’ 고유정(36·구속기소)의 의붓아들(5) 의문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19일 고씨와 현 남편을 대질조사 했으나 상반된 진술이 나왔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이날 제주교도소에서 고씨와 현 남편 A(37)씨에 대한 대질조사를 진행했고 두 사람이 상반된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대질조사(신문)는 피의자와 피해자, 피고소인과 고소인 등의 진술이 엇갈릴 때 양 측을 서로 대면시켜 진술의 진위를 따져 묻는 것이다.

이날 변호인들과 배석한 두 사람의 진술은 확연히 엇갈렸다.

지난달 13일 고씨를 자신의 아들에 대한 살인 혐의로 고소한 A씨는 이날 대면조사에서도 고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고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5차례 진행된 경찰 대면조사에서 “의붓아들을 내가 죽였다는 여론 등에 대해 억울하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남편 살인 혐의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는 등 소극적으로 조사에 임하는 것과 대조된다.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을 종합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더 이상 알려줄 수 없다”며 “다만, 두 사람에 대한 대질조사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의 아들 B(5)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자택 작은방 침대에서 A씨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숨졌다.

당시 안방에서 따로 잠을 자던 고씨는 남편의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 고씨는 경찰에서 “감기에 걸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는데 남편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이를 둘러업고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제주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B군은 지난 2월28일 청주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2017년 11월 재혼한 고씨 부부는 사고 직전 B군을 고씨의 친아들(6)과 청주에서 함께 키우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B군은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B군의 사인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외상이나 장기 손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B군이 잠을 잤던 침대에서 B군의 혈흔이 발견됐다.

이와 별개로 고씨는 5월 25일 제주로 내려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6월1일 청주 자택에서 긴급 체포된 뒤 지난 1일 살인·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