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올라와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지난해 여비서 성추행에 이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뉴시스

김준기(75) 전 DB그룹 회장이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자신을 피해 여성의 자녀라고 밝힌 A씨가 김 전 회장을 법정에 세워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A씨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룹 전 회장 김**의 성범죄 피해자 가족입니다. 그를 법정에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을 글을 올려 자신을 김 전 회장의 성폭행 피해자 자녀라고 소개했다.

지난 16일 올라온 이 글은 17일 오전 9시27분 기준 2543명의 동의를 얻었다.

A씨는 “생활정보지에서 우연히 가사도우미를 구하는 광고를 접한 자신의 어머니가 김 전 회장의 집에서 입주한 가사도우미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숙식이 해결되면 작은 종잣돈이라도 마련해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A씨는 이어 “처음에는 김 전 회장이 노골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기분 나쁜 성추행 행동들이 있었지만 어머니가 차가운 눈빛을 하면 ‘아이쿠! 미안해!’라며 얼버무렸다”라며 “이런 일들을 관리인에게 울면서 말하기도 했으나 워낙 회장님이 서민적이고 장난을 좋아해서 그렇지 나쁜 의도는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성추행 수위가 점차 높아졌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수개월 동안 외국에 다녀온 김 전 회장은 일본의 음란물 비디오와 책을 구입해 왔고 고용인을 시켜 TV에 음란물을 볼 수 있게 장치해 시청했다”라며 “어머니(B씨)가 일을 하고 있어도 거림낌 없이 음란물을 보려고 TV를 틀려고 해서 어머니는 밖에 나가 있다 들어오기도 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어머니에게 음란물 내용을 말하기도 하고 내용이 어떤 것이 좋았다는 등 소리를 늘어놓기도 해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성적인 도착증이 매우 심해보였다”며 “‘(김 전 회장이) 유부녀들이 제일 원하는 게 뭔지 알아? 강간 당하는 걸 제일 원하는 거야’라며 사회지도층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여성관을 담은 말을 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결국 추행과 함께 수위를 더해 거듭하다 김 전 회장은 차마 제 손으로 적을 수 없는 그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라고 말해 성폭행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의 범행은 그 후 수 회에 거듭해 일어났고 어머니는 그 환경에서 자포자기의 상태가 됐다”라며 “어머니가 몸이 편찮으셔서 힘들어 하는데 김 전 회장이 벌겋게 달아오른 눈을 하고 다가와 당장 그만두겠다고 소리를 치고 그 집을 나오셨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김 전 회장 측이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합의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막강한 재력을 이용해 인터폴에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에서도 호의호식하며 지냈다. 그러면서 하수인을 통해 계속 합의를 종용했다”라고 했다.

그는 “저희 가족이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다. 저희 가족의 일상을 파괴한 김 전 회장이 본인 말대로 그렇게 떳떳하다면 합의하자는 말 하지 말고 즉시 귀국해 수사받고 법정에 서는 일”이라며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의 수사기관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김 전 회장을 체포해주셨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 외에도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뒤 회장직을 물러나 미국에 머물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질병 치료를 이유로 아직까지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비서 성추행, 가사도우미 성폭행 사건 모두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으며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