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
KB금융그룹·KCC 광고서
캐릭터 살린 연기로 주목

ⓒKB금융그룹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최근 디지털 기업 광고에서 ‘투머치토커(Too Much talker)’로 변신해 주목 받고 있다. ‘귀에서 피 날 때까지’ 이야기하는 박찬호씨가 등장한 이색 광고에서 특유의 수다를 쏟아내는데도 반응이 폭발적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6월 11일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투머치토커 광고를 선보였다. 투머치토커는 쉴새 없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수다쟁이나 잔소리꾼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쉴 틈 없이 떠드는 박씨의 모습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준다.

광고는 7월 16일 기준 조회수 400만회를 돌파했다. 영상 공개 일주일 만에 136만이 넘었고 게시글에 ‘좋아요’와 ‘공유하기’가 이어져 광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 연령대에서 호감을 얻은 연예인이 신뢰를 강조하는 기존 금융권 광고와 다른 유머러스한 영상으로 이례적이란 평이다. 거리감 느끼는 전설적인 야구선수 박찬호에서 ‘말 많은 동네 아저씨’로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다수다.

기자는 KB금융지주그룹 이현재 차장에게 기획 배경과 박씨를 섭외하기까지 과정, 촬영 과정 등을 들어봤다. 이 차장은 먼저 박씨를 모델로 선정하면서, 스태프들이 팬으로서 설렘과 광고 제작자로서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고 했다. 투머치투커로 유명한 박씨와 촬영을 일정대로 잘 마칠 수 있을지, ‘혹시 귀에서 피 나는 건 아닐지’란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회사 측은 “박찬호씨 섭외 과정에서 섭외 전 투머치토커라는 캐릭터가 너무 개그스럽게 희화화되는 것에 대해 불편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박찬호씨는 이번 캐릭터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기쁘게 생각했고 과거 예능에 함께 출연했던 이승기씨와 함께하는 광고라 불편함 없이 기쁜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섭외 시점에 박씨가 미국에 거주 중이었고 이승기씨는 예능과 드라마 등 작품 촬영으로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으나 박씨와 이씨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 차장은 “박찬호씨는 촬영 중 쉬는 시간에도 보조 출연자분들과 쉬지 않고 말했다”며 “‘투자가 궁금하세요?’ 같은 핵심적인 대사만 감독이 전달했을 뿐, 그 외 거의 모든 대사는 박찬호씨의 애드립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씨가 출연한 KCC 디지털 기업 광고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편 캡처.ⓒKCC

최근 박씨는 정밀화학기업 KCC 디지털 광고에서도 투머치토커로 활약했다. 4분 29초 분량의 이 영상은 현재 17일 기준 조휘수가 418만2175개 덧글이 달렸다. KCC를 단숨에 취업 선호 기업으로서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개된 촬영장 모습은 화기애애했다. 박씨는 홍대의 한 바에서 바텐더로 분장한 장면, 전지에 꽉 채운 대사를 웃으며 소화하는 모습과 상대역과 호흡을 체크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눈길을 끈다.

업체 담당자는 이번 광고로 거둔 효과에 대해 “소비재가 아닌 B2B 중심의 기업 특성상 KCC로 연상되는 기업 이미지는 경직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광고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기업 인지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파격적인 디지털 광고를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업 호감도를 높여 취업 선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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