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몸’ 고정관념 깬다
‘아름다운 몸’ 고정관념 깬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07.18 07:50
  • 수정 2019-07-17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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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마네킹
‘플러스 사이즈’

구찌뷰티 ‘벌어진 치아’에
타미힐피거 ‘장애인’ 모델도

나이키에 ‘비만 조장’ 비판도…
명품 화장품 브랜드 '구찌 뷰티'가 공개한 립스틱 광고. 구찌 인스타그램 캡처.
명품 화장품 브랜드 '구찌 뷰티'가 공개한 립스틱 광고. 구찌 인스타그램 캡처.

정형화된 외모만을 고집했던 패션‧뷰티 광고모델들이 점점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5년 만에 메이크업 라인을 다시 론칭한 명품 화장품 브랜드 ‘구찌 뷰티’가 다양성을 강조한 립스틱 광고를 선보였다. 공개된 광고는 다른 명품 브랜드 화장품 광고들과 확실히 구별된다. 광고 속 모델인 다니 밀러(Dani Miller)는 새하얗지 않은 치아와 비뚤고 벌어진 치열, 치아가 빠진 모습이다. 이는 특별하거나 완벽한 것이 아닌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 광고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속 반응도 호의적이다. 국내외 누리꾼들은 “나는 개인적으로 이 모델의 자연스러운 미소가 멋지다”, “이런 광고가 나올 줄은 몰랐다. 내 입도 모델과 비슷하게 생겼다. 누군가는 이 입을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나는 이 광고를 고맙게 생각한다”, “좋은 광고다”라고 했다.

깡마른 몸매와 같은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고수했던 패션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나이키 매장에서 플러스사이즈 모델인 다이애나 시로카이(Diana Sirokai)가 올린 마네킹이 주목받았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제조회사 나이키는 허리가 잘록하지도, 팔뚝이 가늘지도 않은 이 여성마네킹에 스포츠브라와 레깅스를 입혀 매장에 비치했다. 이들은 이 매장을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나이키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 등을 선보이는 공간”이라고 소개하며 “스포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념하기 위해서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곧 장애를 가진 마네킹도 매장에 세울 계획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런던 플러스사이즈 모델 다이애나 시로카이(Diana Sirokai)가 나이키 마네킹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이애나 시로카이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 런던 플러스사이즈 모델 다이애나 시로카이(Diana Sirokai)가 나이키 마네킹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이애나 시로카이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이 마네킹에 대해 ‘비만’을 조장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나이키의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은 여성들에게 위험한 거짓말을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저널리스트 타냐 골드는 “엄청나고 거대한 몸집에 지방 덩어리를 달고 있는 아무리 봐도 그저 비만인 여성”이라며 “러닝은커녕 멋진 나이키 옷을 소화할 준비조차 안 된 당뇨병 전증 환자일뿐”이라며 비난했다. 이에 인디펜던트지는 “나이키의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은 비만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기존 광고 등에서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강조한 몸매의 여성을 자주 보여줬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도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 돌체앤가바나는 통통한 체형인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Ashley Graham), 테스 맥밀란(Tess McMillan) 등을 모델로 발탁해 제품과 함께 다양한 체형을 지닌 여성들의 모습을 선보였다.

또한 최근 글로벌 패션계에서는 장애인들의 패션에 관심을 가졌다. 미국 캐주얼 의류브랜드 타미힐피거는 ‘어댑티브 패션’(Adaptive Fashion)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의류 모델로 장애인을 앞세워 광고했다. 이들은 제품에도 “허리뿐만 아니라 다리 부분에도 자석으로 된 버튼이 달려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다. 지퍼 끝부분이 서로 끼우는 게 아니라 자석처럼 붙일 수 있어 한 손으로도 쉽게 집업이 가능하게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미국 캐주얼 의류브랜드 타미힐피거는 ‘어댑티브 패션’(Adaptive Fashion)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의류 모델로 장애인을 앞세워 광고했다. ⓒ타미힐피거
미국 캐주얼 의류브랜드 타미힐피거는 ‘어댑티브 패션’(Adaptive Fashion)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의류 모델로 장애인을 앞세워 광고했다. ⓒ타미힐피거

이처럼 극사실주의 광고·캠페인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평택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양정은 교수는 “우리가 이상적인 미에 지쳐버렸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모델에게는 저절로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라며 “신비주의보다는 친밀감에서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극사실주의로 보여주면 소비자들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시대가 바뀐 만큼 광고도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홍익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성열홍 교수는 “예전에는 소비자의 충동구매나 욕구 충족을 유도하기 위해 획일화된 미적 기준이 중요했다”며 “그러나 광고도 1인 미디어의 기능을 하고 소비자들과 양방향 소통을 하게 되면서 다양하고 개성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뷰티·패션계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여성환경연대 안현진 활동가는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안 활동가는 “일명 강박을 벗은 광고들이 최근 10년간 꾸준히 보여진다”며 “기업들이 미디어를 통해 획일화된 여성 혹은 어떠한 기준을 만드는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부정적 영향에 대한 반성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고민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그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특집호에서만 만날 수 있다”며 “사실상 주류적인 미(美) 트렌드는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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