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사각지대 ‘라쿤카페’ 규제 필요하다"
"법 사각지대 ‘라쿤카페’ 규제 필요하다"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7.18 19:01
  • 수정 2019-07-18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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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야생동물 전시 판매·관리를 위한 국회토론회’
소규모 동물전시·체험시설 전국 53개
‘야생동물 전시 판매 관리를 위한 국회토론회’ ⓒ여성신문
‘야생동물 전시 판매 관리를 위한 국회토론회’ ⓒ여성신문

현행법상 애완동물에 속하는 개, 고양이, 토끼, 패럿, 기니피그, 햄스터 6종의 동물을 전시하는 카페는 동물보호법 제32조에 따라 영업장 시설 및 인력 규제를 받는다. 동물을 10종 50개체 이상 키우는 곳은 동물원으로 분류돼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에 허가를 받고 영업할 수 있으며 규제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애완동물에 해당하지 않는 10종 50개체 이하의 동물을 전시해 이익을 취득하는 라쿤 카페 등의 야생동물 카페는 어느 쪽의 규제도 받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야생동물 전시 판매·관리를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한정애·이용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상돈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 환경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인 의원들과 동물권 활동가들, 실제 산업 종사자, 수의사, 동호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며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인사말로 이정미 의원은 “반려동물과 국제적 멸종위기동물에 대해서는 규제가 어느정도 마련되기도 했으나 현재 야생동물에 대해서는 사각지대”라며 “많은 선진국은 이미 야생동물의 판매 과정 중 등록·허가제를 시행하며 어길 시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오늘은 한국사회에 적합한 관리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유익준 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야생동물 거래 및 전시 관리를 위한 법적 고찰’에서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를 소개했다. 

 화이트리스트는 개인이 소유·거래할 수 있는 종을 법적으로 정하고 그 밖에 모든 종을 금지하는 것으로 블랙리스트는 그 반대 개념이다. 화이트리스트는 허가대상 야생동물에 대한 관리기준 마련이 용이한 대신 허가 대상종의 추가가 필요할 때나 예외규정을 마련할 때 어려운 한계가 있다. 블랙리스트는 경우 규제 대상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됨으로써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운반 등에 대한 포괄적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 저항이 적고 타법과 충돌이 적은 이점이 있다. 

유 교수는 야생동물 거래 및 전시규제 관련 개정안의 주요 쟁점으로 “야생동물 거래 규제와 영업의 자유 침해 문제”라며 “공익성이 야생동물 거래와 전시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신뢰 이익보다 커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승애 동물행복연구소 공존 대표는 ‘야생동물 전시·판매 관리의 필요성 및 정책 방향’에서 “소규모 야생동물 체험시설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전임 수의사의 부재”라고 말했다.  마 대표는 “전임 수의사와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육사, 관리자가 부재해 동물의 최소한의 건강 복지와 관람객 안전을 챙길 수 없다”며 “또 최소한의 동물복지를 위한 사육환경 조성이 어려운 점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물행복연구소 공존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동물원·수족관법’ 등록기준 미만의 소규모 동물전시·체험시설은 2018년 전국 약 53개소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일반식점 혹은 휴게음식적, 소매, 제조업 등으로 등록돼 있었다. 그는 “전시업을 허가제로 전환하고 정부주도관리가 필요하다”며 “화이트리스트(백색 목록)를 도입하되 기존 소유 및 개인 사육은 인정하고 문제시 없이 사육돼 온 애완 조류, 양서·파충류를 목록화해야 한다면 반발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효연 이색동물카페 파사모 대표는 “라쿤 등은 야생동물이 아닌 애완화된 특수동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인수공통질병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있지만 광견병과 살모넬라균 등은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예방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수동물전시업에 대해 제안하며 허가제로 해 사육 환경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둔다면 동물복지와 해당 산업 종사자의 이익 또한 함께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정면으로 지 대표의 의견을 반박했다. 그는 라쿤카페 등을 비롯한 야생동물카페는 실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적합한 서식환경 조성 자체가 불가능하고 또 지속적인 인간과의 접촉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의학적 관리 없이 질병, 부상에 방치되기 쉬우며 재미 위주로 전시하다 보니 생태학적 고려 없는 합사로 부상을 입는 동물이 다수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라쿤회충 인간 감염 사례 25케이스 중 11케이스는 중추신경 장애로 이어졌고 17세 환자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최태근 수의사는 야생동물 카페가 동물복지를 위한 조치가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980년대 농가 수입이 증대된다며 곰을 수입했다. 현재 이들은 아종이 달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도 안 되고 야생동물로 방사도, 안락사도 못 된 채 그저 방치되고 있다. 무책임한 정책의 결과는 이렇다”라며 책임감 있고 촘촘한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정애 의원은 “블랙리스트 제도의 경우 급변하는 사회를 반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오기 전 환경부 담당자와 대화하며 어쨌거나 동물 각 개체별 등록은 필요하다고 이야길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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