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화장품’ 투자에 과감해진 이유
제약업계, ‘화장품’ 투자에 과감해진 이유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7.11 10:13
  • 수정 2019-07-17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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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성분 중시 소비자 늘면서
더마 화장품 시장 매년 15% 성장
동국제약 ‘센텔리안24’
일동제약 ‘퍼스트랩’
유한양행 ‘디어리스트’
동화약품 ‘활명’ 등 활발

국내 제약사들이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속속 뛰어 들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에 비해 투자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드는 화장품 사업을 돌파구로 삼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제약사는 동국제약, 일동제약, 유한양행, 동화약품, 동아약품 등이 대표적이다. 화장품 업계가 내수 시장 침체로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 제약업계가 최근 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인 그 배경에 대해 업계 안팎에선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크림’으로 제약사로서 화장품 사업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상처 치료제로 알려진 마데카솔의 주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를 주성분으로 사용해 출시 1년 만에 100만개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로만 첫 해 매출 160억원에서 2017년 500억원, 2018년 600억원대로 늘면서 화장품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일동제약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 '퍼스트랩' 프로바이오틱 시리즈.ⓒ일동제약 

일동제약은 약 70년이 넘는 의약품 연구를 기반으로 출시한 프로바이오틱 더마 화장품 브랜드 ‘퍼스트랩’이 지난 4월 ‘2019 소비자 추천 1위 브랜드 대상, 마스크팩 부문 1위 브랜드’에 선정될 정도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약국 유통이 아닌 주력 창구인 홈쇼핑과 온라인몰, H&B 뷰티헬스 스토어 ‘랄라블라’에도 입점했다. 퍼스트랩이 올 상반기 왕홍 초청 행사를 통해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올 하반기 중국 시장에 부분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만 약 151억원대에 이른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외부에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지만 마스크팩이 출시한 이래 약1400만 장 팔렸다”라며 “아직 (화장품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제약회사는 의약품이 주 사업이지만 그 외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 육성 차원에서 비타민·프로바이오틱스·히알루론산·헬스케어 분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코스메슈티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응용·발전시켜나갈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화장품의 기본적인 주성분은 대동소이하다”라며 “부원료로 차별점을 두는데, 유산균 발효를 주안점을 둔 것이 차별점”이라고 했다. 제약회사에서 내세울 수 있는 기능성 측면을 강조한 화장품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마스크팩이나 세럼 등 기능성 화장품 분야에 주안점을 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업계 1위 유한양행은 화장품 브랜드 등을 잇따라 론칭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외형을 불려 안정성을 확보한 뒤 본업인 제약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내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정희 사장은 특히 화장품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017년 12월 화장품 전문 자회사인 유한필리아를 설립해 성인용 기능성 화장품이 아닌 프리미엄 유아용 화장품 브랜드 ‘리틀마마’를 출시했다. 유한필리아는 2017년 유한양행 미래전략실 내 뷰티신사업팀이 자회사로 독립한 회사로 유한양행이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10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인 ‘코스온’의 지분 13.37%를 인수했다. 코스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103억3900만원, 영업이익 33억9700만원을 기록했으며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코스온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이 최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통해 첫 번째 스킨케어 라인 ‘디어리스트’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현재 복합매장과 단독매장을 포함해 국내 9개 매장이 있으며, 올해 말까지 15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동화약품도 신제품 출시와 해외 행사 참가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활명수의 생약 성분을 활용해 론칭한 ‘활명’ 기초 스킨케어라인 전체를 출시했다. 활명은 지난 1897년 설립된 국내 최초 제약사 동화약품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뷰티 브랜드다. 업체는 “조선시대 왕실의 궁중비방을 바탕으로 제조된 호라 명수의 성분 중 엄선된 5가지 생약 성분으로 만들어 환경 오염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고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활명은 지난 2월 ‘2019 F/W 뉴욕 패션 위크’에 미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 ‘프라발 구룽’의 백스테이지 스킨케어 공식 파트너로 참가하는 등 해외로 영토를 확장 중이다. 미국, 캐나다 등 3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국내에선 롯데면세점과 롭스 등 입점한 상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아직 화장품 사업으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지 않고 준비 중”이라며 “화장품 사업은 비즈니스 다각화 차원에서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활명 신제품 출시 등 사업 부문 전체 운영 계획을 재수립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피로회복제 ‘박카스’로 알려진 동아제약도 올 하반기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신사업부를 꾸려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정을 맞춰 해당 팀에서 알릴 계획으로 아직 말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동아제약 측은 화장품 사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성장 잠재력도 높고 화장품 성분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코스메슈티컬 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매년 약 15~20% 성장 중으로 시장규모 추정치는 지난해 기준 약 5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약사들이 이에 질세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만큼 제약사들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고 화장품 성분과 기능에 대한 관심이 커져 중요한 구매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약사들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최소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 신약 개발 대비 짧은 투자 기간과 비용이 적다는 것이 돌파구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데다 기존 약만 팔아서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신규 먹거리 창출의 일환으로 화장품 사업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 수 있어 리스크가 적다”며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수익 창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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