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논단] 민간기업 성희롱 예방교육 ‘오리무중’
[여성논단] 민간기업 성희롱 예방교육 ‘오리무중’
  • 김양지영 여성학자
  • 승인 2019.07.15 17:52
  • 수정 2019-07-15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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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방지조치 부실한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없고
교육 내용·실시율 파악 어려워
여가부·고용부 이원 체제도 문제
김양지영 여성학자
김양지영 여성학자

최근 도시가스 안전 점검원 여성노동자가 업무 중 성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자살을 시도했었다. 노동·여성단체들은 가정방문 시 돌발상황을 대비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한 2인 1조 근무체계를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여전히 여성이 일터에서 평등한 노동권을 확보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직장 내 고용관계 속에서 발생한다는 특성상 발생한 이후에는 피해자가 여러 가지 유·무형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성희롱 발생 후의 구제만큼이나 발생하기 전에 예방에 초점을 맞춰 연 1회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공공기관을, 고용노동부는 민간사업체의 성희롱 예방교육을 관리하고 있다. 두 기관은 각각의 양성평등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이에 따라 예방교육 운영 체계 및 관리감독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성희롱 예방교육 현황을 보면, 여가부 실태조사(2018) 결과 91.0%가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 가운데 공공기관의 예방교육 실시율은 96.6%로 높게 나타난다(공공기관과 30인 이상 민간사업체을 대상). 그러나 2017년 기준 사업체노동실태현황에 따르면 30인 미만 사업체의 여성 종사자 비율은 60.5%를 차지한다. 여성 10명 중 6명이 30인 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데 공공기관과 30인 이상만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로는 민간사업체의 예방교육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 민간사업체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율에 대한 공식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용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교육 지도 점검’ 결과를 통해 민간사업체의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율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자율점검 결과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율은 점검대상 사업체 중 2014년 25.9%, 2015년 27.9%, 2016년 33.1%로 낮은 실시율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민간사업체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과 관련해서는 달리 대응이 없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양성평등기본법의 ‘성희롱 예방교육 등 방지조치’ 의무 규정에 따라 매년 성희롱 방지조치에 대한 점검을 받고, 방지조치가 부실한 경우 관리자에 대한 특별교육 등을 하고, 점검 결과를 언론 등에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을 받는, 바로 소관 부처가 고용부인 민간사업체의 경우는 성희롱과 관련해 예방교육 관련 규정만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고용부도 매년 예방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고 2017년 현재 90여 곳의 예방교육지정기관을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사업체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의 내용, 강사, 실시율 등과 같은 현황은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심각한 것은 예방교육이 어떤 내용으로 실시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여가부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을 통해 예방교육 표준강의안을 만들고 성희롱 예방교육 전문강사를 양성해 공공기관 예방교육시 전문강사가 교육할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예방교육의 내용을 질적으로 담보해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사업체의 경우 성희롱 예방교육은 금융 및 보험 상품 홍보와 함께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예방교육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곳도 상당하다. 여가부 실태조사(2015)에서도 50~99인 사업체의 경우 10.8%가 금융상품 및 보험 상품 홍보와 함께 교육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고용부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효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 모색 및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이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체에 따라 다르게 관리되고 있어 어떤 곳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성희롱 피해 여부가 결정된다. 성희롱 마저 공공기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규모있는 민간사업체에 다니지 못해서 겪을 수 밖에 없는 모두 내가 못나서 그런 것이라는 자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여가부와 고용부로 이원화되어 작동하는 예방교육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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