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등 3개 방송사 앵커
성별.연령 조사해보니
‘남오여삼’(남성 50대, 여성 30대) 조합 여전
성별 나이 차이는 7세
중년 남성 앵커는 24명
4050 여성 앵커는 10명

ⓒMBC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5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라는 TV 뉴스 진행자 성별 조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정치 등 무게감 있는 뉴스를 전달하고 여성 앵커는 남성에 비해 가벼운 이슈를 맡는 식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된 구성도 여전했다.  

여성신문이 공중파 3사 KBS, SBS, MBC 채널 28개 뉴스 프로그램 191편을 지난 일주일간(조사 기간 6월 25일~7월 1일) 조사한 결과 뉴스 프로그램의 ‘남성-젊은 여성 앵커 선호’는 뚜렸했다. 

공중파 3사 뉴스채널에 등장하는 남성 앵커의 수는 31명으로 평균 나이 45세였다. 반면, 여성 앵커는 25명으로 평균 나이 38세였다. 그러나 남성 앵커의 경우 40대와 50대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데에 반해 여성 앵커는 30대가 가장 많았다. 여성 앵커들의 나이는 30대는 43%(10명), 40대 34.78%(8명), 20대 13%(3명), 50대 8.69%(2명) 순이었다. 남성 앵커의 경우 40대 59.62%(17명), 50대 23.13%(7명), 30대 13.79%(4명), 20대 3.44%(1명) 순이었다.

남성 앵커 단독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경우는 전체 뉴스 프로그램의 28.57%(8개)에 달했으나 여성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17.85%(5개)에 그쳤다. 또 단독 앵커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중 여성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주말 뉴스 프로그램인 경우는 40%인데 반해, 남성의 경우 주말 뉴스 프로그램인 경우느 단 1개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보도 내용과 클로징 멘트 처리에서도 성차가 드러났다. 지난 6월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을 보도한 3사 뉴스 프로그램 중 여성 앵커가 이를 보도한 곳은 MBC 뉴스데스크 한 곳에 불과했다. 또 지난 7일 간 전체 프로그램 191편 중 클로징멘트를 남성 앵커와 여성 앵커가 함께 맡은 경우는 72%였으며 남성 앵커가 단독으로 하는 경우는 17.2%, 여성 앵커가 단독으로 하는 경우는 10.8%였다. 

보수적인 방송가에서도 작은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MBC 오뉴스(월~금 오후 5시)는 지난 1월부터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앵커 3인 체제로 진행되고 있다. 한수진(50) 기자를 메인 앵커로 하고 주시은(27), 박은경(43) 아나운서가 서브로 뉴스를 진행한다. 

해외에서는 ‘젊은 여성 앵커’를 선호하는 방송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달 미국 뉴욕시 지역방송 NY1 소속 여성 앵커 5명이 방송국으로부터 성별과 나이로 차별을 당했다고 맨해튼 연방법원에 방송국의 모기업 차터 커뮤니케이션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앵커들의 나이는 40세에서 61세 사이로 이들은 소장에서 NY1이 ‘남성 혹은 더 젊은 여성만을 선호해 노골적으로 자신들을 소외시켰다’고 주장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는 “가장 대중적인 게 뉴스고 신뢰감 주는 목소리와 얼굴이 앵커”라며 “여성이 객관적이고 중요한 사안을 이야기 할 때 가볍게 받아들여진다는 데스크의 판단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뢰감은 기회와 경험으로 쌓을 수 있는 것이라며 “북한 리춘희(1943년생) 앵커의 경우 북한 내 성인지 감수성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메인 앵커로 활약 중이다. 그가 쌓은 연륜과 경험, 지식이 인정받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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