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여성 1인 가구 복지 사각지대에
늘어나는 여성 1인 가구 복지 사각지대에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6.28 09:32
  • 수정 2019-06-28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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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복지제도 4인 가구 중심
​​​​​​​범죄 표적 되기 쉬운 1인 가구 여성 
‘안전비용’도 복지제도로 
지원할 필요 있어 
20일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열린 ‘복지제도, 이의있습니다’ 수다회에서 여성들이 비혼 여성으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것들을 판넬에 쓰고 있다.

 

29.2%. 대한민국에서 혼자 사는 집의 비율이다(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현황). 세 집 건너 한 집은 1인 가구지만 각종 정부 복지제도는 여전히 4인 가구 중심으로 짜여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은 주거·경제·안전 등 복지 지원에서 배제되거나 차별을 겪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한국여성민우회가 주최한 ‘복지제도, 이의있습니다’ 비혼여성 수다회가 열렸다. 이날 모임에 참가한 기민정씨는 전세 대출에 대한 불만을 말했다. 기씨는 “여성 1인 가구는 안전비용이 더 발생하는데 남성과 같은 금액으로 대출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여성 1인 가구에 대한 전세대출 자금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 A씨는 “노동 현장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실현되면 여성들이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임금이 늘어나면 여성 1인 가구의 안전 문제도 일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 수는 2010년 417만명, 2015년 518만명, 2017년 561만명, 2018년 579만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전국의 여성 1인 가구의 수도 늘고 있다. 지난 2016년 272만명을 비롯해 2017년 276만명, 2018년 284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 매체에서는 ‘화려한 싱글’을 말하지만 그늘도 짙다. 1인 가구 임금근로자 10명 중 3명은 월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임금근로자(279만3000가구)의 임금수준별 비중은 100만원미만 11.3%, 100~200만원미만 24.6%, 200~300만원미만 35.7%, 300~400만원미만 17.1%, 400만원이상 11.3%로 조사됐다. 200만원 미만만 35.9%다. 여성 노동자의 남성 노동자 대비 임금 비율은 2018년 기준 66.6%다(고용노동부 2018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그러나 각종 복지혜택은 1인 가구보다는 4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현행 연말정산제도에서의 ‘인적공제’다. 2016년 한국학회의 ‘가구유형에 따른 소득세 부담률 차이분석’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외벌이 4인 가구보다 연간 약 79만원의 세금을 더 낸다. 정상가족을 기준으로 한 출산장려정책에 따라 세율이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간소득 구간인 4000~6000만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유효세율은 1인 가구는 2.88%, 외벌이 무자녀 가구는 2.53%, 외벌이 두 자녀 가구는 1.24%로 1인가구와 외벌이 4인가구 간 세율차는 1.64%다. 

독립을 위해 필요한 전세자금 대출 지원제도는 여성 1인 가구보다는 남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의 경우 기준금리(1.75%)보다 낮은 1.2% 금리를 적용해, 1억원까지 전월세 대출을 내주는 제도다. 1억원을 빌리는데 한달 이자 10만원이면 되기 때문에 혼자 살기를 원하는 청년들의 관심이 높다. 34세 까지 신청할 수 있는데 군 복무를 한 남성은 39세까지 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병역법에 따라 현역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한 경우 39세까지 허용하고 있다. 신청 연령에서 여성과 남성이 5년 차이가 난다. 현재 병역 의무 기간은 약 21~24개월이다. 일부 여성들은 성별에 따라 지원제도 신청 제한 연령을 병역 의무 기간에 따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35~64세 중장년층 1인 가구에 대한 주거복지 대책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청년층(18세~34세)의 ‘행복주택’, 노년층(65세 이상)의 ‘공공실버주택’ 등 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중장년층 1인 가구에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장년층이 일반적으로 4인 가구로 편입된 상태로 상정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어두운 골목길은 범죄가 일어나기 쉽다. ⓒ여성신문
어두운 골목길은 범죄가 일어나기 쉽다. ⓒ여성신문

 


여성 1인 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일명 ‘안전비용’ 또한 국가가 나서서 제도를 통해 일부 짊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검찰청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강력범죄 여성피해자 비율은 89.2%로 2000년 강력 사건 전체 피해자 8765명 중 71.3%(6245명), 2011년 2만8097명 중 83.8%(2만3544명. 이상 통계청-여성가족부 자료)에 비해 비율로나 규모로나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17년 주거침입 관련 범죄는 총 7만1868건이었다. 이 중 가해자가 남성인 경우는 99.8%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주거침입 성범죄’는 하루 1건꼴인 1310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의 타겟이 되기 쉬운 여성 1인 가구는 주거지를 선택함에 있어 저렴한 가격 보다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안전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방범장치를 추가로 구입하거나 호신용품 등을 구입하는 등 추가 비용을 지출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방범장치나 무선 비상벨을 지원하고 무인택배함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는 게 여성들의 의견이다. 

장명선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교수는 “1인 가구 전반이 복지제도에서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여성 1인 가구는 가장 시급한 복지제도로 주거 안전문제을 꼽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지자체 단위에서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복지제도로써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 1인 가구는 돈을 더 내고서라도 안전을 확보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편”이라며 “최근 일련의 주거침입범죄 사건 등에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오피스텔 등의 공간 조차 안전하지 않음이 드러났다. 여성 안전 문제를 복지제도로써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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