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행사 축사 비판

시민단체들 기자회견
“인권감수성 교육 필요”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모독 발언을 한 정헌율 익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모독 발언을 한 정헌율 익산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튀기’, ‘잡종강세’ 등 이주민 자녀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민주평화당)에 대한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발언을 한 정헌율 익산시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필리핀·몽골·중국 출신 등 150여명의 이주여성들(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앞서 정 시장은 지난 5월 다문화가족 행사에서 축사를 하며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들 단체는 “정 시장은 다문화자족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그 자녀들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며 “더욱 문제인 것은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차별과 혐오의 발언이라는 인식을 못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북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결혼이민지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단순히 말실수로 취급되고 있다”며 “인권감수성과 다문화 감수성의 향상을 위해 고위 공직자들이 먼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이주민 차별, 다문화가족 차별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정 시장의 발언과 같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헌율 시장은 다문화가족 행사 발언으로 비판이 일자 “다문화가족 아이들은 머리가 좋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합심해 잘 키워야 한다는 덕담을 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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