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자치단체장을 여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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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강숙자’하면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를 떠올린다. 민주국민당 소속 ‘유일’ 의원, 그리고 ‘재력가’. 민주국민당은 2000년 총선에서 단 2석을 확보했고, 한승수 의원이 당을 떠난 뒤 비례대표인 강 의원만 남았다. 올해 초 국회가 공개한 여야 의원 재산내역에서 강 의원은 73억6000만원(01년말)을 신고했다.

숨은 얘기 두 가지. 강 의원이 16대 국회 전반기 건설교통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유지 이용요율 특혜의혹, 토지공사 ‘땅 장사’ 골몰, 주택공사 7000억원 손실 폭로 등 굵직한 ‘사건’을 터뜨린 주인공이란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 부시장 가운데 한 명을 여성으로 임명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을 이미 2001년 발의한 의원이란 것도 모르는 이가 많다.

사람들은 ‘현역 의원이 한 명뿐인 정당이 뭘 하겠냐’고 수군대지만, 강 의원은 요즘 대단히 바쁘다. 재정경제위원회 활동준비와 공부(박사학위) 때문이다. 예결위원으로 얼마 남지 않은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준비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다는 강 의원. 어렵게 그와 연락이 닿았다.

- 민주국민당의 한 명뿐인 의원이다. 어찌 지내는지.

“상임위(재정경제위·예결위) 정책질의를 우선하고 있다. 대부분 시간을 자료분석과 현장 목소리를 듣는데 할애하고 있다. 그 밖의 시간은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공부한다.”

- 민국당이 최근 조직을 개편했는데.

“2000년 총선에서 2석밖에 얻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다. 내년에 더 많은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김동주 대표를 비롯한 당료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17대 총선에선 훨씬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 내년 총선에 지역구로 출마한다는 얘긴가.

“아직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남아 있다. 지금으로선 16대 국회의원의 소임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 여성의 정치진출을 늘리는 방안으로 지역구·비례대표 할당제가 이미 공론화된 상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나.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 1명을 여성으로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지방자치법개정안’을 행자위에 냈다. 여성정책은 중앙정부의 의지로만 되는 게 아니다. 취업 여성의 육아, 노인 문제, 가사노동 등 현안을 풀기 위해선 여성의 정치참여가 늘어야 한다.”

- 문제는 내년 총선부터 할당제를 적용하냐 여부인데.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잖나. 하지만 여성 스스로 자격을 갖추고, 한 목소리를 내면 곧 관철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 여성쿼터제를 주장했을 때만 해도, 실현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지금 정부 위원회의 여성 참여율이 20%다. 지역구 30%, 비례대표 50% 할당은 반드시 실현된다.”

- 선거구제 문제는 어떻게 보나.

“소선거구제를 찬성한다. 중대선거구제는 유권자가 후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물심 양면으로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 최근 보육업무를 여성부로 옮기는 것을 두고 논란이 많다.

“여성부로 옮겨야 한다. 여성부가 열정과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문제의 핵심은 취업과 고용 평등이다. 그 전제가 보육문제다. 여성문제의 처음이자 끝인 보육을 여성부가 맡는 게 당연하다.”

- 16대 국회 전반기 건설교통위원으로 활동했다. 올해 그린벨트가 대부분 풀리는 것을 어떻게 보나.

“획일적으로 묶어 낙후한 지역으로 방치하기보다, 개발을 하되 녹지비율을 높이고 건물 높이를 낮춰 쾌적한 지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린벨트였던 곳은 개발기준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다.”

- 최근 우리 군인들이 이라크에 파견됐다. 파병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안다.

“이라크 파병은 감상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파병반대 목소리가 가장 높았을 때, 미국 상무부가 하이닉스 반도체에 30% 상계관세를 물리겠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실물경제를 알고 한국의 경제를 걱정하는 재정경제위 위원으로서 가장 현실적인 입장에서 파병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 올해 여성계 화두가 뭘까.

“모든 문제를 깊이 검토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동안 구호로 외치는 여성정책이었다면, 앞으론 소리없이 구체적인 방향으로 실천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 여성 의원으로서 특별한 역할이 있다면.

“제도를 뒷받침하고, 예산이 반영되도록 돕는 일이다.”

-여성계에 당부 한 마디.

“보통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작업을 해달라.”

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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