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서 입장 밝혀
“과거엔 여성단체도 ‘읽을만한 책’ 평가…
‘공직 안 된다’ 요구 온당치 않아” 주장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과거 자신의 여러 저서를 통해 불거진 여성비하·왜곡된 성 의식 논란에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어쩌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발언했다.
탁 자문위원은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책이 나왔을 당시 여성들과 여성단체, 출판물간행물위원회, 언론사조차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남성 심리에 대해 잘 표현해냈다’고 했다”면서 “12년 후에 소환돼 지금의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책임지라고 하면 책임지고 싶다”면서도 “그런데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오랫동안 그 책의 내용으로 저를 비난한 분들에게도 화가 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12년 전 내 모습과 싸우고 있는데, 저는 떨어져서 3인칭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탁 자문위원은 “청와대 들어오기 전에도 사과했고 그 책은 지금 생각하면 안 쓰는 게 좋았을 것 같다”며 “(비난하시는) 그 분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유 이사장이 “그 분들이 원하는 것은 사표 내고 청와대에서 나오는 것이었다”고 하자, 탁 자문위원은 “그건 해 드릴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사표를 낼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책 내용과 공직 수행은 거리가 있다고 봤다”면서 “제 개인만의 생각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만약 그 책을 공직에 있을 때 썼다거나, 제가 여성인권이나 여성정책을 다루는 역할을 맡았다면 달라질 수 있겠으나 저는 그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면서 “(청와대를 나오라는 요구는) 온당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탁 자문위원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공격의 상당 부분은 또 다른 의도도 분명 존재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2017년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살 어린 여학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히면서 “(첫 경험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짓을 해도 별 상관없었다”며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지.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라고 했다. 책에서 다른 대담자가 “그녀도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자”였냐고 묻자, 탁 자문위은 “응, 걘 정말 쿨한 애야”라고 했다.
그는 이 책에서 또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된다”, “남자들이 (성적으로) 가장 열광하는 대상은 선생님들… 학창 시절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고도 했다.
또 다른 저서인 『남자마음 설명서』는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서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다”,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등 여러 여성혐오, 비하 표현을 썼다. 논란이 일자 탁 자문위원은 2017년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과하고, 여중생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 ‘소설’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