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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 맥도널드, 코카콜라 등 미국을 대표하는 상표들은 모두

붉은색을 기본색으로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을 활

용해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들이다. 94년 호주에 진출한 대우자동차

는 호주 유명 TV연속극에 출연한 양치기용 개를 광고에 출연시켜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는데 성공, 현지시장 진출 1년만에 10대 자동

차 판매업체로 올라섰다. 노란색 코닥필름을 제치고 일본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 후지필름 색상은 일본인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초록색이었다.

이처럼 각 나라별로 좋아하는 색상이나 디자인, 동물들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마케팅에 잘 활용하면 품질 및 가격경쟁력 이상의 효과

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실패한 사례도 있다. 수년전 일본에서는 베네통, 스와치 등 화려한

색상을 앞세운 손목시계가 대량 출하됐으나 작고 깨끗한 이미지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정서에 맞지 않아 판매에 실패했다.

맥도널드는 중국 진출을 앞두고 흰색 얼굴의 광대 마스코트를 내세

워 홍보를 하려 했으나 중국에서는 흰 얼굴이 죽음을 상징한다는 현

지 마케팅 조사에 따라 마스코트를 바꾸는데 수개월이 걸리는 등 막

대한 손실을 입었다.

국내 K기업은 스리랑카인들이 꽃무늬를 좋아한다는데 착안해 대형

꽃무늬 직물을 현지에서 생산했으나 판매에 실패했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꽃무늬는 ‘작은’것이었던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이같은 점에 착안해 세계 66개국을 대상으

로 각 나라별 색상, 무늬 및 동물 선호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소비자

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색상, 디자인 등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

록 커지고 있고 수출업체들이 이같은 현지인들의 성향을 상품 개발

단계부터 적극 반영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인들은 적색과 황색, 청색을 좋아하고 게으름을 상징하는 갈색

은 싫어한다. 개나다에서는 재물을 상징하는 녹색이 인기다. 프랑스

인들은 하늘색과 흰색을 좋아하며, 이태리에서는 청색과 진회색을

선호한다. 유럽국가 중에는 검정색을 기피하는 곳이 많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색은 흰색과 청색, 초록색, 금색이며 청결과 금욕을 상징하

는 흰색을 특히 좋아한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흰색이 죽음을 상징한

다며 기피하고 적색과 황색을 좋아한다. 다른 화교문화권도 비슷하

다.

뉴질랜드인들은 청색과 녹색은 좋아하지만 핑크는 ぞ璿構?여성적

인 이미지 때문에 인기가 없다. 남아공에서는 녹색자동차는 사고가

많이 난다는 미신 때문에 녹색을 싫어한다.

국가간 대립관계로 특정 색상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캐나다는 미

국 성조기 색깔인 적색과 청색을 싫어하며 그리스는 터어키 국기 색

깔인 적색을 기피한다.

북미지역은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디자인과 기하학적인 무늬를, 유럽

에서는 심플한 디자인과 대칭무늬, 부드러운 곡선무늬를, 아시아에서

는 경박단소한 디자인(일본)과 용, 대나무, 꽃, 한자문양(중국과 동남

아), 중남미에서는 꽃, 물고기, 새 등 자연적인 무늬를 각각 선호하

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은 성조기 무늬인 별, 선에 대한 선호

가 높지만 브라질인들은 어지럽거나 혼란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국민

성 때문에 무늬없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서

는 아라비아풍 전통문양과 종교 관련 문양이 인기다. 역사, 종교, 문

화적으로 대립관계가 있는 인근 지역 국가를 상징하는 무늬, 예컨대

국기에 사용된 문양 등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터어키와 그리스,

이집트와 이스라엘 등은 상대방 국가의 상징을 싫어한다.

종교, 문화, 미신에 따라 좋아求?동물에 차이가 나며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로 나라별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다. 유럽과 북미 국

가들은 애완용 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특히 좋아한다. 아시아지역에

서는 개와 곰, 잉어, 용, 학 등을 좋아한다. 뱀, 쥐 등 혐오동물을 기

피하는 것은 어느 나라나 비슥했다.

독수리는 미국과 멕시코인들이 좋아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미국인

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싫어한다. 노르웨이도 비슷한 이유로 독

수리를 싫어한다. 뉴질랜드인들이 캥거루를 싫어하는 이유도 ‘이웃

호주인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정 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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